기후위기는 멀고 비행기는 가깝다? 신공항 재점화하는 대선주자들

김민제 2021. 8. 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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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며 각종 공약을 내놓고 있는 대선주자들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공항 건설을 지지하고 나서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해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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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이재명·윤석열·김두관 등 신공항 건설 논의
"기후위기 대응 약속과 모순" 비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3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며 각종 공약을 내놓고 있는 대선주자들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공항 건설을 지지하고 나서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해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날인 지난 1일 ‘가덕도 신공항, 모두의 공존을 위한 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동남권 균형 발전의 토대가 만들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공동체의 사활이 걸린 의제임을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 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지난달 27일 부산을 찾아 “부산이 부산·울산·경남 지역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신공항 추진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가덕도 외 다른 지역의 공항 건설 논의도 들썩이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지난 30일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서산 공군 비행장을 둘러본 뒤 “서산 민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산 민항 유치 사업은 충남 서산의 공군비행장에 민간항공 시설을 설치해 운영한다는 내용으로, 지난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대선주자들이 공항 건설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는 것을 두고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겠다는 약속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이헌석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위원장은 “이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환경단체의 문제제기를 존중한다’면서도 ‘국토 균형발전의 토대가 만들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는데 이는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을 하자는 이야기”라며 “한편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공약하면서 지역에 가서 공항 건설을 약속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지난달 27일 ‘탄소중립 공약발표회’를 열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기후에너지부 신설, 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 활동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현 시대에 이처럼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공약하는 정치가 과연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주민들에게 지역 경제를 살려주겠다는 신기루를 주입하는 공약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충남 서산 공군 비행장을 찾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양승조 충남지사. 유튜브 ‘김두관TV’ 갈무리

대선을 계기로 공항 건설 논의가 더욱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에 활주로를 3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이야기하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에 환영 의사를 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그동안 논의된 수준보다 공항 건설 규모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권 활동가는 “가덕도 이외의 다른 지역에도 공항 건설 예정 부지들이 이미 있다”며 “대선을 맞아 신공항 건설 논의가 재점화되면 이들 지역에서도 개발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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