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클라우드 전환 가속도

안경애 2021. 8. 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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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이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NHN의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NHN 제공

IT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더뎠던 금융업계가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원격근무, 비대면 서비스 등에 적합한 '친언택트' IT 환경을 갖추는 동시에 핀테크 기업들의 부상,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성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기초체력을 갖추는 게 목적이다. 시장을 잡기 위해 CSP(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와 MSP(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 전통 IT서비스 기업의 경쟁과 합종연횡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MS(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자사 금융 서비스 엔지니어링 노하우와 MS의 클라우드 기술력을 결합해 금융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MS 애저 환경으로 시스템을 이전해 IT 환경을 현대화하기로 했다. 영국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MS 애저를 활용해 오픈뱅킹과 실시간 결제 등 코어 뱅킹 혁신을 추진한다. 레거시 시스템 기반의 금융업무 체계를 클라우드 기반의 BaaS(뱅킹서비스) 환경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KB국민은행은 복수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동시에 쓰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을 골자로 'KB 원 클라우드' 전략을 추진한다. AWS(아마존웹서비스),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과 계약을 맺고, 최근 전체 클라우드 운영·관리를 맡을 사업자로 KB DS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사업 수주전에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기업들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KB금융은 기존 전통 데이터센터를 대체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9월말께 구축하고 본격적인 클라우드 시대를 열 예정이다.

IBK기업은행도 클라우드 전환·운영전략을 연내 수립하고 본격적인 전환작업에 나선다. 딜로이트컨설팅, 삼성SDS, 한국HPE, 한국IBM, PwC컨설팅 등 대형 컨설팅·IT서비스 기업들이 경쟁한 가운데 딜로이트컨설팅이 최근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IBK기업은행은 금융사업 전반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기반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조직과 운영전략, 프로세스, 정보보호 방안, 직원 역량 강화 등 거버넌스 밑그림도 그린다. 이 프로젝트는 약 7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후 대규모 본 사업이 예정돼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9~10월 중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AI가 강한 은행'을 모토로 디지털 혁신에 투자하면서 올초부터 그룹 공동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을 시작했다. 클라우드 역량을 키운 우리FIS가 그룹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을 맡는다. 또 IaaS(인프라서비스)에 이어 PaaS(플랫폼 서비스), SaaS(SW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고,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2019년부터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해 AI·빅데이터 환경을 갖추는 한편 올 하반기에는 금융권 컴플라이언스를 만족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금융혁신 연구개발 협업공간 '익스페이스' 내에 테스트베드 IT 인프라를 MS 애저 스택 엣지 기반으로 구현하고 다양한 디지털 혁신실험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용 IT시스템을 오라클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1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포인트 적립, 결제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퍼블릭 클라우드 표준사업자로 네이버클라우드, AWS, 오라클을 선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AWS는 중요 업무, 오라클은 나머지 업무 클라우드 사업자로 각각 선정됐다. SC제일은행은 MS 애저를 도입해 마이데이터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클라우드에서 분석·활용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전사 IT인프라를 MS 애저 기반으로 구축, 빅데이터 분석과 메인 시스템까지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축했다.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시스템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 비용 절감을 위해 MS 애저 고성능 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유행이 아니라 IT플랫폼의 새로운 표준에 가깝다"면서 "급변하는 외부 환경과 내부의 혁신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관련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전통 IT기업과 클라우드 기업 간의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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