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연안 모든 섬 주민, 1000원에 여객선 탄다
우리나라 섬 65%가 흩어진 섬의 본향(本鄕) 전남도가 ‘1000원 여객선 시대’를 열었다. 육상 교통에서 7년 전 첫 ‘100원 택시’를 도입한 전남도는 지역 여건을 고려한 도서민 교통 복지를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 전체 여객선 운항 노선 1320개 중 932개(70%) 생활 구간에서 편도 운임 1000원을 지난 1일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혜택을 받는 대상은 도서민 5만여 명이다. 목포·여수·신안 등 7개 시·군 164개 섬을 오가는 53개 여객선 승객이다.
전남도 전체 유인도는 276개로 총 주민은 17만3400여명이다. 상당수 섬이 연륙교로 연결됐다. 이에 따라 여객선만 의지해 뭍을 오가는 주민 5만여명(28%)이 혜택을 보는 것이다. 연간 사업비는 23억원이다.
932개 노선은 섬 주민이 평소 왕래가 잦은 ‘생활 구간’으로 기존 운임은 8340원 미만이었다. 전남도 해운항만과 관계자는 “생활 구간에는 섬 주민이 거주하는 섬을 중심으로 이동 시간이 30~40분 걸리는 연안 섬이 분포돼 있다”며 “이달부터 다른 섬과 육지를 이동할 때 단돈 1000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섬은 기반 시설이 열악하다. 작은 섬(부속 섬) 주민은 여객선을 타고 본섬과 인근 육지 등으로 이동해 생필품을 사거나, 병원을 방문하고, 행정기관 등에서 업무를 본다. 육지에선 산간벽지 주민의 경우 100원에 택시를 타고 읍내로 이동하는 교통 복지 제도가 정착됐다. 육지에 이어 바다로까지 ‘서민 교통복지’ 정책 범위가 확대한 것이다.
섬 주민을 위한 여객선 운임 지원사업은 2006년부터 닻을 올렸다. 15년 만에 내해 전체 섬으로 확대됐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근해의 모든 섬 주민이 1000원으로 배를 타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신안 흑산도, 여수 거문도처럼 먼 섬 주민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남도는 1000원 여객선에 앞서 2006년부터 ‘섬 주민 여객선 운임 지원’ 정책에 나섰다. 구간별로 지원금이 다르다. 가령 3만원 미만 항로에는 운임 2만5000원을 지원해 주민은 5000원만 내면 되는 식이다. 이에 따라 1000원 운임을 도입하기 전 섬 주민이 내는 운임은 1만원 이하였다.
구체적으로 8340원 미만은 운임의 50% 감면해 줬다. 8340원 이상~3만원 이하는 5000원, 3만원 초과~5만원 이하는 6000원, 5만원 초과 운임 구간은 7000원을 받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섬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해상교통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내년 중 거문도·흑산도·홍도 등 먼바다 섬을 오가는 여객선 전체에도 1000원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다. 연간 예상 사업비는 43억원. 섬 주민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도 반값 운임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신안 가거도·만재도·상하태도, 여수 거문도, 완도 여서도 등 5개 섬이 대상이다.
이들 섬은 거리가 멀어 운임이 비싸 접근성이 떨어진다. 최서남단 가거도는 목포에서 4시간이 걸리고, 6만원이 든다. ‘근대의 섬’ 거문도는 여수에서 2시간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3만6000원이다. 반값 운임제를 적용하면 가거도는 3만원, 거문도는 1만8000원에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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