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헌신적 당원 원하지만, 엄격한 규정은 역효과 낳을 수도"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가장 헌신적인 중국 공산당원을 원하지만, 시 주석의 엄격한 당원 규정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매체 CNN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대인 켈리 후, 샤오야, 베이징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학생 등 중국 신입 및 수습 공산당원 3명의 인터뷰를 통해 공산당 가입 동기와 과정, 효과 등을 전하며 이 같이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20세의 중국인 대학생 켈리 후(가명)는 자신의 가족들로부터 홍위병 등 과거 혁명기의 얘기를 들으며 자랐고, 이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공산당에 가입하길 원했다.
후는 최근 중국 공산당원이 되기 위한 긴 여정에 나섰다. 이 여대생은 지난 2019년 9월 5장 분량의 친필 편지를 작성했다. 그 편지엔 자신이 왜 입당을 원하는지, 자신의 행동이 당의 이념과 일치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이 난관을 넘은 뒤 당 강연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후는 또 "강대국을 공부하라", "국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 주석을 공부하라" 등 시 주석의 사상과 해설을 하는 '학습강국'이라는 앱에서 30분 동안 기사와 동영상을 시청했다. 또한 몇달마다 자신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봉사했는지와 자신을 개선했는지에 대한 자기반성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 사이 공산당 지역 지부는 후의 선생님들과 학교 친구들, 심지어 후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통해 후를 조사했다.
후의 최근 도전은 지역 당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으로, 12명의 다른 젊은 후보들과 함께 자신의 가정환경, 당 훈련을 받은 후 자신의 생각과 학업, 삶이 어떻게 개선됐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다음 그녀는 당 역사에 대한 지식의 공백과 팀 구성원들에게 너무 엄격했던 자신의 단점들에 대해 질문을 받은 뒤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합격했다.
후는 이제 당 선거에는 투표권이 없는 수습당원으로서 1년을 보내게 되지만, 정식 당원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1년이 지나면 당 지역 지부는 그녀의 입당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국 입당 지원자 중 약 12%만 합격하는 등 입당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은 100년 전 창당했을 당시 당원이 53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95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과거 많은 당원들은 단순히 가족들이 시켜서 가입했거나 매우 경쟁적인 중국의 고용시장에서 도움을 받길 원해 당에 가입해 당 이념에 대한 열렬한 신봉자가 아닐 수 있었지만, 시 주석의 집권 이후 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시 주석은 당원들의 양보다 질에 중점을 뒀다. 시 주석은 당원들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했고, 그들의 신념을 강화하기 위한 이념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내부 반대에 대한 강압을 개시했다. 당원들은 엄격한 규칙을 따라야 하며, 시 주석 집권 이후 지난 9년 동안 수백만명의 공산당 간부들은 규칙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여전히 당에 가입하길 열망하는 사람들은 일단 당원이 되면 엄격한 규칙과 더 많은 요건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이 가장 헌신적인 당원들을 남겨두고 사리사욕을 위해 가입하는 지원자들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전문가인 브루스 딕슨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일반 당원은 1년에 한번 회의에 참석하고 당비를 내는 등 최소한의 요건만 가졌을 것이지만, 지금 시 주석 치하에선 더 많은 회의와 자원봉사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입당에 대한 흥미가 적거나 예비 지원들에 대한 정밀 조사 수준이 더 높아졌기 때문인지 입당 인원은 줄어들었다고 딕슨은 전했다.
딕슨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100년 전 창당했을 당시 당원들 대부분은 주로 도시 지식인들이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 치하에선 주로 소작농들을 모집했고, 그가 1949년 공산국가를 만들 당시 400만명이었던 당원은 그가 사망한 직후인 3500만명으로 급증했다.
1989년 장쩌민 주석이 집권한 이후엔 개인 사업주와 중산층에 집중했고, 중국 경제가 호황을 맞음에 따라 당원모집은 다시 도시 엘리트들에게로 옮아갔다. 공산당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1일부터 올해 6월5일까지 접수된 470만명의 새로운 당원 중 190만명이 학생들이었다.
당원들이 공산당에 입당한 이유와 관련해 딕슨은 공기업에서 당원들은 일반적으로 권한이 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사기업에서도 당원들은 잘 교육돼 있고 “감춰야 할 비밀이 없다”는 인식이 있다고 밝혔다. 딕슨은 "당원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리 천장이 있다"라고 밝혔다.
딕슨은 또 "시 주석은 모든 당원들을 충성스러운 당원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바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며 만약 사람들이 일상을 강요받는다면 "충성을 쌓는 게 아닌 분노를 쌓을 것이고, 그것은 매우 쉽게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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