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술스타트업 역대급 투자유치..이젠 대형펀드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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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 스타트업들이 투자자금을 역대급 규모로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털(VC)의 영역에 대형 펀드 운용사 등 큰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 건수의 42% 가량이 비전통 벤처투자자들에 의해 집행됐으며, 투자자금 규모로는 4분의 3에 해당하는 비중(약 1000억달러)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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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 스타트업들이 투자자금을 역대급 규모로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털(VC)의 영역에 대형 펀드 운용사 등 큰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테크 관련 조사·분석 회사인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이미 1500억달러(약 172조8000억원)를 넘어섰다. 2020년 이전의 연간 투자액을 모두 뛰어넘는 수준이다.
투자 건당 1억달러 이상이 투입된 라운드 펀딩 건수도 지난해 4분기 96건에서 올해 1분기 187건, 2분기 198건으로 크게 늘었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19년 사이 1억달러 이상 펀딩 건수는 매달 평균 35건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매달 126건으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스타트업 투자 건수와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배경에는 '비전통 벤처투자자'로 분류되는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연기금, 국부펀드 등이 자리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 건수의 42% 가량이 비전통 벤처투자자들에 의해 집행됐으며, 투자자금 규모로는 4분의 3에 해당하는 비중(약 1000억달러)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형 펀드 운용사들은 원래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VC에 투자하도록 할당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더 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비상장 상태인 스타트업 직접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VC들은 이들의 직접 투자에 대해 스타트업 투자 기술이 부족한 '관광 투자자' 혹은 '덤 머니(dumb money)'로 매도했지만, 점점 주객전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비전통 벤처투자자들은 이사회나 경영 참여에 대한 요구가 VC들에 비해 덜해 스타트업 설립자들에게 한층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스타트업 투자자 상위 10개사 중 절반은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등 비전통 벤처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비전통 벤처투자자들이 참여한 스타트업 라운드 펀딩(투자 유치) 건수는 지난 10년 사이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일부 VC들은 역으로 비전통 벤처투자자들의 방식을 따라가고 있다. 감사 절차를 줄이고 손익에 대한 스타트업 측의 설명을 그대로 믿고 신속하게 투자 집행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스타트업의 장부상 가치를 더욱 증대시켜 버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투자자 키스 라부아는 "가격 책정 방식을 갖춘 VC는 이제 없다"며 "우리 모두 굴복했다"고 토로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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