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캐디 덕에 올림픽 골프 은-동메달

2021. 8. 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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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연기되어 열린 2020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에는 부인의 내조를 받았던 선수들이 한 조로 출발해 은, 동메달을 따냈다.

대회 마지막날인 1일 도쿄 북쪽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골프클럽 동코스(파71 7447야드)에서 9시35분 출발한 공동 17위 조는 좀 특이했다.

도쿄의 무더위와 습기, 그리고 악천후로 중단되는 등 지루한 4일의 경기에서 두 선수의 메달 획득에 부인들의 캐디 내조가 힘이 됐음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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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을 캐디로 동반하고 라운드를 마친 로리 사바티니와 판청충이 서로의 좋은 경기를 포옹하며 자축했다. [사진=IGF]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1년 연기되어 열린 2020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에는 부인의 내조를 받았던 선수들이 한 조로 출발해 은, 동메달을 따냈다.

대회 마지막날인 1일 도쿄 북쪽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골프클럽 동코스(파71 7447야드)에서 9시35분 출발한 공동 17위 조는 좀 특이했다. 1번 홀을 출발할 때만 해도 선두인 잰더 셔필리(미국)와는 7타차가 벌어져 있어서 메달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올해 45세로 최연장자 출전자인 로리 사바티니의 옆에는 부인 마티나 스토파니코바가 캐디로 남편의 경기를 도왔다. 사바티니는 이번 대회 출전 자체가 특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더반에서 나고 자랐지만 지난 2018년말에 아내의 국적을 따라 슬로바키아 시민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국적을 변경할 때 세계 랭킹 203위이던 사바티니로서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남아공에서 대표가 될 가능성이 적었다. 골프선수가 거의 없는 슬로바키아로 바꾸니 출전 1순위였다. 사바티니가 출전할 때의 랭킹은 167위였다. 남아공에서는 가릭 히고가 랭킹 37위,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하우트가 46위로 출전했으니 사바티니가 남아공 국적을 지켰다면 여전히 출전하지 못했다.

판청충(왼쪽), 잰더 셔필리(가운데), 로리 사바티니가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진=IGF]

사바티니는 마지막날 첫 두 홀에서 버디를 잡더니 6번 홀 이글에 더해 버디만 무려 10개에 보기 2개를 묶어 10언더파 61타의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은메달이었다. 15계단이나 끌어올린 사바티니는 캐디를 본 부인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대만의 판청충은 오랜만에 부인인 미셸을 캐디로 대동했다. 지난 2018년 윈덤챔피언십에서 캐디 경험이 없는 부인에게 백을 맡겨 2위로 마친 바 있으나 그 뒤로는 전문 캐디를 고용했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대만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던 판은 5년 전 리우에서 30위로 마쳤다.

판 역시 이날 첫홀부터 버디를 잡더니 후반 들어 파5 14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등 8타를 줄인 63타를 쳐서 공동 3위로 마쳤다. 첫날 3오버파를 쳤으나 날이 갈수록 좋은 타수를 적어냈다. 판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세계 골프랭킹 3위 콜린 모리카와(미국),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 폴 케이시(영국) 등 쟁쟁한 선수 7명이 참가한 연장전에서 돋보였다. 4홀까지 가는 지리한 승부 끝에 최종 승자가 되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에 오른 사바티니의 지근 거리에는 마티나가 판의 가까이에는 미셸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도쿄의 무더위와 습기, 그리고 악천후로 중단되는 등 지루한 4일의 경기에서 두 선수의 메달 획득에 부인들의 캐디 내조가 힘이 됐음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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