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20시간' 넘었더니 '부정식품' 논란..이재명 "어안이 벙벙"

손덕호 기자 입력 2021. 8. 2. 09:42 수정 2021. 8. 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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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인터뷰, 열흘 넘게 지나 뒤늦게 퍼져
밀턴 프리드먼 '선택할 자유' 설명한 발언
이재명 "경기도, 불량식품 철저 단속"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주 120시간 근무’ 발언 논란이 희석되어 가는 와중에, 새로운 악재가 닥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2일 이 발언에 대해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되는 발언은 지난달 1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은 밀턴 프리드먼의 책 ‘선택할 자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부정식품’ 발언을 했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저의 부친(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이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권한 것은 종속이론, 케인지언, 그런데 원래 시장 경제 이론, 가장 기본적인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지 말라고 책을 권해주신 것이고, 제가 거기에 굉장히 감명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제 기억에는 2006년 중수부 연구관 할 때까지 그 책을 갖고 다녔다. 상부에서 단속 지시가 대검 각 부서 통해 일선 청으로 나온다. 프리드먼 책을 보면 거기에 나온다. ‘이런 거 단속하면 안 된다.’ 단속이란 건 퀄리티를 기준을 딱 잘라줘서 이거보다 떨어지는 건 형사적으로 단속하라는 건데, 프리드먼은 그거보다 더 아래도 완전히 정말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건 몰라도, 이런 부정식품이라고 그러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이걸(기준) 이렇게 올려 놓으면 예를 들면 햄버거 50전(센트)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되는데, 50전짜리 팔면서 위생 퀄리티를 5불(달러)짜리로 맞춰두면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다. 미국의 FDA(식품의약국) 의학 규제도 너무 과도하다 당장 암에 걸려 죽을 사람은 신약 나오면 3상 실험하기 저에도 쓸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왜 막나.
그래서 제가 그 걸 다시 읽어보고 딱 요약해서 위에다 이 단속은 별로 가벌성이 높지도 않고 안 하는 게 맞는다. 소위 공권력의 발동을 하는데(막는데) 많이 좀 써 먹었다.”

이 중에서 “부정식품,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부분이 발굴돼 여권 지지자들 SNS를 통해 퍼지면서 뒤늦게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이재명 “청년배당 받고 청년 3년 만에 과일 사 먹었다”

이 지사는 이날 ‘윤석열 후보님, 독약은 약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어안이 벙벙하다”면서 “이 발언을 보고 제 눈을 의심했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충남 예산 윤봉길기념관을 참배했다. 이 지사가 한 지지자의 자녀를 안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G8(주요 8개국)의 국력을 인정받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 그 아래 것이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건강, 위생, 안전, 생명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이 빈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윤 후보가 강조하는 공정이냐”면서 “없는 사람들은 ‘주 120시간 노동’하면서 ‘부정식품이나 그 아래 것을 먹는’ 그런 나라를 만들려는 것이냐”고 했다.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실시한 정책 홍보도 했다. 이 지사는 “모든 어린이집 원생들과 초등학교 돌봄학생 전체에게 과일을 제공하는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을 추진해왔다”면서 “불량식품은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청년배당’을 받고 3년 만에 처음으로 과일을 사 먹었다는 청년이 있었다”고도 했다.

◇조국·최강욱 등 일제히 비판…류영진 “선무당이 사람 잡겠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1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의 해당 발언 부분 영상을 캡처해 자막을 달아 놓은 이미지 파일을 올렸다. 발언을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없는 사람들은 부정식품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축약해 쓰기도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부친이 권한 밀턴 프리드먼에 감명 받았다(고 한다)”며 “이 자는 박근혜만도 못하다”고 했다. ‘부정식품’이 박근혜 정부 당시 ‘4대 사회악’ 중 하나였던 것을 거론한 것이다.

개국 약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류영진 전 처장은 페이스북에서 “식약처장 지낸 사람으로 윤석열 발언은 참으로 황당하다”고 했다. 그는 “영업장 시설기준과 위해물질 관리기준을 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한 결과 대한민국은 5점 만점에 5점으로 식품관리 일등 국가이고, 미국은 4점”이라며 “선무당이 사람 잡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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