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주택열풍 20년래 최고조..코로나19로 오른 집값

1Q 실질집값 하락한 OECD 회원국은 3개국뿐..2000년 이후 최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주택시장이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낮은 금리와 남아 도는 예금자산으로 집값이 뛰면서 또다시 금융안정을 위협할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2일 FT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40개국에서 올해 1분기 실질 주택가격이 떨어진 국가는 단 3곳에 불과했다. 주택가격이 떨어진 국가 비중은 2000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다. 1분기 주택가격 상승률은 OECD 평균 연간 9.4%로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개별 국가들의 주택 통계를 보면 2분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됐다. 일례로 미국의 4월 주택가격은 거의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 등과 더불어 집값 상승세가 강하게 지속된 OECD 회원국이라고 FT는 지목했다. FT는 한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일부 국가에서는 '주택 열풍'의 신호가 보인다고 전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 제한조치 기간 동안 쌓인 예금,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대형 주택 선호현상이 집값을 끌어 올렸다고 애널리스트들은 FT에 말했다. 공급부족과 건설비용 상승도 집값 급등을 부추긴 면도 있다고 신용평가업체 스코프레이팅스의 마시아스 플레스너르 이코노미스트는 언급했다. 철강, 목재, 구리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전세계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며 건설 재고가 쪼그라 들었다.

스코티아방크의 브렛 하우스 부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불균형으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시장의 열기를 더 끓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집값 상승은 "경제에 좋은 것"이 될 수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의 클라우디오 보리스 통화경제부 부장은 말했다. 집값 상승에 주택 보유자들은 더 부자가 됐다고 느끼며 지출여력이 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 호황은 지속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리스 부장은 경고했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집값은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주택 보유는 더욱 힘들어졌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아담 슬레이터 리드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OECD에서 주택은 장기적 추세와 비교해 10% 고평가됐고 1900년 이후 최대 호황 중 하나에 속한다.

하지만 15년 전의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서 크지는 않다. 신용팽창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2006~2007년의 거품만큼 커질 위험은 낮다고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또, 중앙은행들이 15년 전에 비해 집값 상승에 예민해져 상대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디탸 바브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이 주택 정책관련 위험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