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Daily Olympic] 슬로베니아, 스페인과 명승부 속 조 1위 확정

이재승 2021. 8. 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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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마지막 날, C조 경기가 열린 가운데 또 하나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아르헨티나가 일찌감치 일본을 돌려 세운 가운데 루카 돈치치(댈러스)가 이끄는 슬로베니아가 유럽 최강인 스페인과 마주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조 1위가 결정되는 만큼, 양 국의 경기에 많은 농구팬들이 관심을 모았다. 양 팀에는 다수의 NBA 선수는 물론 NBA 경력자를 포함한 여러 빅리거들이 포진해 있다. 결국,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슬로베니아가 역전에 성공하며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 조별 순위
A조_ 프랑스, 미국, 체코, 이란
B조_ 호주, 이탈리아, 독일, 나이지리아
C조_ 슬로베니아, 스페인, 아르헨티나, 일본

# 결선 대진
슬로베니아 vs 독일 / 이탈리아 vs 프랑스
스페인 vs 미국 / 호주 vs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1승 2패) 97-77 일본(3패)
일본이 시원하게 졌다.
 

아르헨티나
루이스 스콜라 23점 10리바운드 3점슛 5개
파쿤도 캄파소 17점 7리바운드 11어시스트 3점슛 5개
가브리엘 덱 16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아르헨티나가 예상대로 일본을 꺾고 조 3위를 차지했다. 아르헨티나는 조 3위를 차지하면서 사실상 결선 진출에 다가섰다. 결정적으로 일본에 20점 차 대승을 거두면서 득실에서 많은 이득을 얻었다. A조 3위인 체코, B조 3위인 독일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고, 끝내 7번시드를 확보해 토너먼트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004년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5회 연속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 아르헨티나의 최근 올림픽 성적
2004 금메달
2008 동메달
2012 4위
2016 8위
2020 ?
 

아르헨티나는 이날 여러 선수가 고루 활약했다. 백전노장인 루이스 스콜라가 단연 모범을 보인 가운데 네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스콜라는 이날 일본을 상대로 노련미를 확실하게 선보이며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동시에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20-10’을 기록했고, 중심을 잘 잡았다. 3점슛도 다수 곁들이면서 일본 침공의 선봉에 섰다. 스콜라가 활약한 사이 파쿤도 캄파소(덴버), 가브리엘 덱(오클라호마시티), 마르코스 델리아까지 많은 득점을 올리며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경기 초반에 4-3으로 역전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아르헨티나는 시종일관 앞서 나갔다. 아시아에서 단연 돋보이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이었지만, 남미 최강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최다인 22점 차로 크게 앞서는 등 여유가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리바운드에서 49-38로 우위를 점한 것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3점슛도 잘 들어갔다. 이날 평균 40%에 육박하는 성공률을 자랑하며 일본의 예기를 확실하게 꺾었다.
 

일본
와타나베 유타 17점 9리바운드
하치무라 루이 13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바바 유다이 18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2개

스페인(2승 1패) 87-95 슬로베니아(3승)
명승부 끝에 슬로베니아가 스페인을 상대로 이기며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스페인
리키 루비오 18점 3리바운드 9어시스트
알베르토 아발데 14점 4리바운드 3점슛 4개
루디 페르난데스 12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4개
 

스페인의 세르이오 스카리올로 감독(토론토 코치)은 이날 돈치치를 막기 위해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페인은 돈치치를 묶는데 주력했다. 지역방어(박스 & 원)을 통해 돈치치를 묶고자 했으며, 돈치치가 픽게임을 전개할 때면 적극적인 스위치를 통해 틈을 주지 않았다. 스페인이 슬로베니아에 비해 에이스 대결에선 밀릴 수는 있으나 선수층이 두텁고, 신장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심지어 돈치치가 공을 잡으면 사실상 두 명이 달라붙는 등 돈치치의 득점을 제어하는데 주력했다.
 

슬로베니아는 이전 두 경기에서 평균 117점 이상을 뽑아냈고, 그 중심에 단연 돈치치가 있었기에 돈치치를 묶는 데 전념한 것이다. 그를 묶을 경우 슬로베니아 공격의 뇌관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스페인은 전반 내내 돈치치의 득점을 한 자릿수로 잠재우면서 유리한 경기를 했다. 시종일관 앞선 가운데 리키 루비오(클리블랜드)가 어김없이 공격을 주도했다. 외곽 공격도 주효했다. 루디 페르난데스, 알베르토 아발데의 3점슛도 잘 들어갔다. 그러나 마지막 승부처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루비오는 이날도 머리를 휘날리며 코트를 이곳저곳 누볐다. 탁월한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을 도우면서도 많은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3점슛이 이전처럼 잘 들어가지 않았다. 8개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마크 가솔(레이커스)의 공격도 아쉬웠다. 수비에서 여전한 위력을 떨쳤으나 골밑 공략이 예상만큼 여의치 않았다. 결정적으로 리바운드 이후 빠르게 공수를 전환하고, 정돈된 상황에서 코트를 넓게 쓰는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못했다.
 

스페인의 돈치치의 득점을 최대한 줄였으나 다른 선수들의 공격 방비는 완벽하지 않았다. 돈치치는 빠르게 공을 돌렸고, 이후 한 발 빠른 패스를 통해 외곽에 기회를 엿봤다. 스페인은 초반 전술에 비해 후반 준비는 아쉬웠다. 슬로베니아 선수들도 스페인의 수비에 적응이 된 듯 적절하게 수비를 무너트렸다. 그러나 스페인은 경기 막판에도 지역방어를 곁들였다. 승부처였고, 결과론적으로 지역방어 이후 리바운드 단속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슬로베니아의 3점슛이 잘 들어간 것도 있었지만, 돈치치에게 한 명 이상이 꾸준히 붙었던 만큼, 달리 방법이 없기도 했다.
 

이날 패배로 스페인은 조 2위로 밀려나게 되면서 상위시드 확보에 실패했다. 조 1위를 차지했다면 결선 첫 관문에서 미국과의 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스페인은 이전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미국을 넘지 못해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2008년과 2012년에는 결승에서 미국에 무릎을 꿇었고, 지난 2016년에는 준결승에서 미국에 86-72로 석패했다. 지난 세 번의 대회에서 스페인의 전력이 지금보다 더 단단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울 만했다.
 

이에 이미 8강 진출을 확보한 스페인은 조 1위를 차지할 필요가 있었다.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결선에 진출한 국가 중 높은 시드를 차지해 적어도 첫 관문에서 미국과 만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마침 미국이 조 2위를 차지했지만, 득실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상위 시드 확보가 유력했다. 여기에 스페인이 슬로베니아에 패하면서 끝내 시드 경쟁에서 밀려났고 준준결승에서 미국을 상대하게 됐다. 4회 연속 메달 도전에 나서는 스페인으로서는 큰 장벽과 마주하게 된 셈이다.
 

슬로베니아
루카 돈치치 12점 14리바운드 9어시스트 3점슛 2개
블랏코 찬차르 22점 2리바운드 3점슛 4개
마이크 토비 16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
 

슬로베니아가 무적 함대를 무너트렸다. 이날 경기 초반은 고전했다. 스페인이 돈치치에게 강도 높은 압박을 펼쳤기 때문. 무엇보다 돈치치가 공격 시도 과정에서 1쿼터에 세 번째 반칙을 범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돈치치는 자신에게 수비 압박이 거셀 당시 무리하게 공격에 나서기 보다는 코트를 넓히는데 주력했다. 하프라인 근처에 머무르며 4대 4를 만들었다. 슬로베니아에는 클레멘 프레페리치와 야카 블라지치가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었고, 안쪽에서 마이크 토비, 외곽에서 블랏코 찬차르(덴버)가 슛을 던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금씩 득점을 올렸다.
 

돈치치가 묶였고, 결정적으로 파울트러블로 자리를 비웠기에 전력 유지가 쉽지 않았다. 자칫 크게 흔들릴 만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의 알렉산더 세쿠리치 감독은 2쿼터 초반에 돈치치를 다시 투입했다. 자칫 위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돈치치는 추가 반칙 없이 코트를 잘 지켰고, 공격에서 서서히 스페인의 수비를 흔들기 시작했다. 동료들의 적극적인 수비로 속공까지 곁들이는 등 이날 경기운영을 유려하게 진행했다. 많은 리바운드를 따냈고, 이를 고스란히 공격으로 연결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돈치치는 이날 트리플더블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여러 차례 패스를 건넸으나 동료들의 득점이 저조했다. 특히나 경기 막판에 A패스가 나왔음에도 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어시스트 하나가 모자라 아쉽게 트리플더블을 놓쳤다.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으나 그는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쌓기 시작했고, 동료들의 득점을 적극 지원했다. 무엇보다 상대 수비가 거센 와중에도 공을 거의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볼핸들링까지 선보였다. 실책은 5개로 많았으나 스페인의 수비 강도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다.
 

이날 수훈갑은 찬차르였다. 찬차르는 돈치치에서 시작되는 패스를 통해 외곽에서 기회를 잘 살렸다. 이날 쾌조의 슛감을 자랑한 그는 전반에만 3점슛 세 개를 집어넣는 등 슬로베니아의 공격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외곽슛이 잘 들어가면서 슬로베니아가 스페인과 격차를 유지할 수 있었고, 후반 추격의 고삐를 잡아당길 수 있었다. 이후 잠잠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에 천금같은 3점슛을 쏘아 올리면서 슬로베니아가 성큼 다가섰고,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 슬로베니아가 이겼고, 가장 높은 시드를 차지했다.
 

마이크 토비도 밀리지 않았다. 토비는 이날 마크 가솔과 파우 가솔을 상대했음에도 든든했다. 수비에서 가솔의 공격을 잘 묶었으며, 공격에서는 적절한 스크린과 하이포스트 피딩을 통해 스페인의 지역수비를 깨트리는데 일조했다. 여의치 않을 때 던진 중거리슛도 슬로베니아의 후반 대역전극에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으며, 골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올리면서 슬로베니아가 내외곽의 조화를 찾을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빅리거답게 이날 스페인 선수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조차 들지 않았고,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이날도 어김없이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슬로베니아가 스페인을 따돌리며 가장 높은 시드를 거머쥐었다. 이번 본선에서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를 대파한 슬로베니아는 막강한 화력을 내세워 코트를 지배했다. 심지어 이번 대회 유력한 입상 후보인 스페인을 상대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한 때 10점 이상 벌어지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돈치치가 묶인 와중에도 95점을 신고했을 정도로 슬로베니아의 공격은 단연 발군이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으나 돈치치를 중심으로 전력 집중도 잘 선택했고, 스페인마저 꺾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미 슬로베니아는 지난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리투아니아를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러나 본선에서 아르헨티나와 스페인까지 꺾으면서 진지하게 유력한 메달 후보로 성큼 뛰어올랐다. 스페인전을 통해 메달 후보인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 스페인을 꺾으면서 메달과 함께 우승까지 노릴 만한 전력으로 급부상했다.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독일을 무난하게 이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승자와 마주한다. 프랑스가 올라올 확률이 높은 가운데 돈치치가 이끄는 슬로베니아가 준결승에서도 웃는다면 진지하게 올림픽 첫 진출에 우승 도전까지 넘볼 수 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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