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위로 풍덩!
정상혁 기자 2021. 8. 2. 03:05
[이 한장의 미니어처]
펼쳐놓은 일회용 덴탈 마스크가 푸른 수영장처럼 보인다면, 너무 오래 참아온 것인지 모른다.
일본 미니어처 제작자 다나카 다쓰야(40)씨의 최근작 ‘도쿄 2020’ 연작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 일회용 덴탈마스크를 펴놓고, 마스크 주름마다 ㎝ 규모의 조그만 수영선수 모형을 하나씩 배치해 올림픽 수영 경기장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모형들은 출발 레인 위에서 마스크라는 무대 위로 막 뛰어들려는 자세를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야기된, 마스크 위에서 열리는 사상 첫 올림픽을 은유한다.
일상의 사물과 초소형 모형을 적절히 배치해 미니어처의 재치를 드러내는 작가는 육상 경기장, 배구 경기장 버전도 제작해 사진으로 촬영한 뒤 “감염 대책 마련하고 관전”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무관중이어도 무관심은 아니다” “선수들의 투혼을 집에서 응원하자”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30만명 넘게 ‘좋아요’를 눌렀다.
‘축소판’이라는 미니어처의 의미처럼, 올해 도쿄올림픽은 여러모로 제약과 좌절, 뜻밖의 환희라는 이 세계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일본의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1만명 수준. 그러나 경기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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