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통신선 운운하며 8월 한·미훈련 중단 협박

이용수 기자 2021. 8. 2.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1일 밤 담화를 내고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볼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특히 지난달 27일 북한이 취한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을 언급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통신선 복원이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남북 관계 개선보다는 임박한 한·미 연합훈련 연기·취소를 노린 조치였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미는 이달 중 연합훈련을 축소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김여정 담화의 영향으로 아예 연기·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김여정은 통신선 복원에 대해 “남조선 안팎에서는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북남 수뇌회담 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경솔한 판단”이라며 “단절됐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 놓은 것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며칠간 나는 남조선 군과 미군과의 합동 군사 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은)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직 통일부 고위 관리는 “작년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일방적인 통신선 단절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선심 쓰듯 통신선을 복원해 놓고는 내정간섭에 해당하는 연합훈련 중단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을 당초 계획보다 참가 인원 등을 축소해 이달 중순쯤부터 실시하는 쪽으로 한미 군 당국이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전화 회담을 통해 연합훈련 실시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담에서 오스틴 장관은 연합 방위 태세 유지를 위해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서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번 훈련은 야외 실기동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 훈련)으로 실시하는 지휘소 연습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