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꿈 이뤘다" 쇼플리 男골프 金

최수현 기자 2021. 8.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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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선수 父, 교통사고로 좌절.. 아들 골프 코치하며 뒷바라지

1일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 랭킹 5위 잰더 쇼플리(28·미국)는 사실 올림픽에 나올지 말지 망설였었다. 무리한 일정을 무릅쓰고 출전해도 호텔에만 머물러야 하니, 진정한 올림픽을 경험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를 탔다.

독일·프랑스계인 아버지 스테판은 젊은 시절 독일 10종 경기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품었다. 스무살 때 훈련하러 가던 길에 음주운전 차량과 추돌 사고가 나면서 꿈이 산산조각 났다. 유리 파편이 왼쪽 눈에 박혀 2년간 6번 수술을 받았으나 시력을 잃었다. 쇼플리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유일한 코치인 아버지의 꿈을 늦게라도 이뤄주려고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7447야드)에 왔다.

최종 라운드를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쇼플리는 이날 무려 10타 줄인 로리 사바티니(45·슬로바키아)에게 후반 들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러나 17번 홀(파4) 버디를 잡아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사바티니(17언더파)를 제쳤다. 2019년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한 뒤 준우승만 8번 한 쇼플리는 올림픽 금메달로 우승 가뭄을 끝냈다.

쇼플리에게 일본은 친숙한 나라다. 어머니는 대만 출신이지만 일본에서 자랐고, 지금도 쇼플리의 외조부모와 친척들이 산다. 쇼플리는 열 번도 넘게 방문한 일본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를 위해서 정말로 우승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고 후 방황하다 인생을 새로 시작하려고 건너간 미국에서 골프에 푹 빠진 아버지, “최악의 상황이 닥쳤으니 이후로는 뭐든 지금보단 나을 것이다. 내게 닥친 불운을 미래를 위해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은 아버지, “나의 잠재력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내 아들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아내겠다”며 헌신한 아버지와 함께 오륜 마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바티니가 은메달, 대만의 판정쭝(30)이 연장전 끝에 동메달(15언더파)을 땄다. 공동 22위(10언더파) 임성재(23)는 “파리올림픽에선 꼭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공동 32위(8언더파) 김시우(26)는 “너무 잘하려는 마음이 컸다.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투어 통산 7승을 달성한 오지현(25)은 김시우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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