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짜릿한 뒤집기.. 김현수가 끝냈다

남정훈 2021. 8. 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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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호 9회말 3점 뽑아
도미니카에 4대3 역전승
스무살 막내 이의리 역투
불펜진 '형님'들도 선방
2일 이스라엘과 재대결
한국 야구대표팀이 1일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녹아웃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질 땐 쉽게 지고, 승리 땐 겨우 이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이후 13년 만의 올림픽 야구 2연패를 노리는 ‘김경문호’가 천신만고 끝에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를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장식하며 4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일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9회 터진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도미니카공화국에 4-3으로 이겼다.

B조 조별 예선 2차전에서 미국에 패해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 오른 이날 승리를 발판으로 4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단 1승이 남았다. 한국은 이날 A, B조 조 3위간의 맞대결에서 멕시코에 12-5 승리를 거둔 이스라엘과 2일 맞붙는다. 이스라엘을 이기면 4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이스라엘전에서 승리한 뒤 A,B조 조 1위를 기록한 미국, 일본과의 승자와의 경기에서 또 이기면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다.

전날 미국과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5안타 1득점 빈공에 허덕였던 한국은 이날은 8회까지 9안타 4볼넷을 얻어내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8회까지 낸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해다. 1점도 적시타가 아닌 1회 무사 만루에서 나온 양의지의 희생플라이였다. 이어진 1사 1,3루 기회에서 5번 김현수와 6번 오재일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가 꼬였다.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의 선발은 1977년생의 만 44세 좌완투수 라울 발데스. 야구 선수로는 황혼기를 훌쩍 넘긴 발데스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KBO리그의 최고 타자들로 구성된 한국 타선은 130㎞대의 직구와 110㎞대 느린 변화구로 완급 조절을 펼친 발데스 앞에 무엇에 홀린 듯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발데스가 5회 1사 이후 물러나기까지 7안타 3볼넷을 얻어내며 총 10명의 주자를 내보냈으나 한국이 뺏어낸 점수는 1회의 1점이 전부였다.

타선이 헤매는 사이 투수진은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3점으로 묶어내며 9회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이날 선발 등판한 이의리(KIA)는 올 시즌 처음 프로무대에 데뷔한 어린 투수답지 않게 이번 올림픽 선발투수 중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해줬다. 1회만 해도 선두 타자 에밀리오 보나파시오와 후속 타자 멜키 카브레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폭투까지 나오며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1점을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를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이닝을 종료시켰다.

3회까지 볼넷 한 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이의리는 4회 선두타자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4번 타자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중월 투런포를 맞았다. 또 다시 홈런포가 한국의 발목을 잡는 순간이었다. 5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이의리의 이날 최종 성적표는 5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3자책). 탈삼진을 9개나 솎아낼 정도로 싱싱한 구위를 뽐냈다.

스무살 막내의 역투 이후 불펜진의 ‘형님’들도 힘을 냈다. 이의리에 이어 등판한 조상우(키움), 고우석(LG), 차우찬(LG), 박세웅(롯데), 오승환(삼성)도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견뎌냈다.

타선이 투수진의 노고에 화답한 것은 9회 마지막 이닝이었다. 대타 최주환(SK)이 2루수 앞 내야안타로 물꼬를 텄고, 대주자 김혜성(키움)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나온 박해민(삼성)이 좌전 적시타로 김혜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강백호(KT)의 2루 땅볼로 만든 1사 2루에서 이정후(키움)가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3-3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등장한 양의지(NC)의 땅볼로 2사 3루가 됐고 연장전에 돌입하는 듯 했던 이날 경기는 대표팀 ‘캡틴’ 김현수(LG)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짜릿한 안타를 쳐내며 이정후를 홈으로 소환해 경기를 끝냈다.

요코하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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