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유희관' 44세 흑마구에 혼쭐..한국, 참사 위기 극적 탈출 [도쿄올림픽]

조형래 2021. 8. 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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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최고 구속은 130km를 겨우 넘기는 수준. 하지만 1977년생, 만 44세 선발 투수의 관록에 KBO리그 타자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경기 초반 기회들이 만들어졌음에도 충분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참사의 위기에서 겨우 탈출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일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넉아웃 스테이지 도미니카 공화국과 경기를 치렀다. 9회말 대거 3득점에 성공하며 4-3으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라운드로 진출했다. 

한국 타선은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을 시키지 못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만 44세 백전노장 선발 투수 라울 발데스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발데스는 1977년생으로 만 44세, 메이저리그에서 103경기에 출장했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2020-2021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도 투구를 하며 현역 생활을 연장하고 있었다.

패자부활전이 있지만 토너먼트 성격의 넉아웃 스테이지에서 선취점, 초반 기선제압은 승리의 지름길이다. 단기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 1회초 이의리가 난조를 보였고 폭투로 선제 실점했다. 그래도 빠르게 점수를 뽑아서 추격하고 전세를 뒤집는 것이 중요했다. 발데스를 공략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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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데스의 구속은 최고 135km 정도였고 평균은 130km 안팎을 찍었다. 하지만 발데스는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간파해 홈플레이트 좌우를 정교하게 파고 들었다. 한국 타자들은 히팅존과 스트라이크 존 설정에 애를 먹었다. 좌타자가 주축인 한국 타자들의 바깥쪽 코스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우타자를 상대로는 가라앉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마치 유희관(두산)의 투구를 연상시키는 패턴을 보여줬다.

한국이 물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회초 선제 실점을 한 뒤 1회말 박해민의 좌전 안타, 강백호의 2루타, 이정후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4번 타자 양의지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 손쉽게 1-1 동점에 성공했다. 기회는 1사 1,3루로 이어졌다. 그러나 뒤이어 등장한 좌타자 김현수, 오재일이 연달아 발데스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 공략에 헛스윙하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2회에도 1사 후 허경민의 2루타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황재균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박해민이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강백호가 발데스의 바깥쪽 투구를 무리하게 끌어당기다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기회를 다시 살리지 못했다.

한 번 흐름을 뺏기자 타자들은 발데스의 투구에 말려들었다. 발데스는 빠른 구속은 아니었지만 한국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결국 1회 위기 이후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압도하던 이의리가 4회초 후안 프란시스코에게 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안타와 출루가 나와도 산발적이었다. 4회말 2사 후 황재균의 안타가 터졌지만 박해민이 범타로 물러났다. 5회에도 선두타자 강백호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이정후가 유격수 땅볼을 때리며 선행주자가 아웃됐고 양의지가 범타로 물러났다. 김현수의 좌전 안타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오재일이 유격수 뜬공에 그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발데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첫 타자 오지환을 삼진 처리한 뒤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려 111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111구 동안 한국은 유의미한 타구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한 채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비극적 참사로 벼량 끝에 몰리는 듯 했다. 하지만 9회초 오승환이 무사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한 뒤 박해민, 이정후, 김현수의 3연속 적시타에 힘입어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 오프닝라운드 이스라엘전 두 번째 투수 제이크 피시맨에게 당했던 것처럼 혼쭐이 났고 벼랑 끝에서 겨우 탈출했다.  한국은 2일 정오,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과 맞붙게 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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