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개월 연속상승 무산.. 외국인은 24조 순매도

최형석 기자 2021. 8. 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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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멈추고 7월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하루 평균 상승 종목 숫자는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연초부터 코스피 3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해왔던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외국인들은 올해가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전체 규모에 육박하는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를 기록 중이다.

하반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돈줄 조이기(테이퍼링)’가 시작되면 증시가 작년이나 지난 상반기 같은 오름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28일 “목표를 향한 경제의 진전(progress)이 있었다”며 달러 푸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 연준은 코로나 사태 이후 매달 1200억달러 상당의 국채 등을 매입해 돈을 풀어왔는데,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인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테이퍼링 향후 일정을 연내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①500개 넘던 상승 종목수 360개로 떨어져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일평균 주가 상승 종목 수는 360개로 작년 2월(339개) 이후 가장 적었다. 코스닥에서도 지난달 일평균 상승 종목 수는 580개로 작년 10월(561개) 이후 가장 적었다. 동학개미(한국 주식을 사는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시작된 작년 3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개인들이 투자 종목을 고르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작년엔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에 투자하기만 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세심히 골라서 투자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카카오 등 일부 종목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지수가 3200선을 유지하다 보니 대다수 종목에서 수익이 날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지만 종목별 편차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②9개월 연속 코스피 상승 무산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전월 말 대비 2.9% 하락한 3202.32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했던 기세가 꺾인 것이다. 이로써 월별 기준 역대 최장 상승세 기록 경신도 무산됐다. 이전 기록은 2016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8개월 연속이었다.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던 삼성전자부터 주춤한 모습이다. 작년 10월 말 5만66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11일 장 중 9만68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10만 전자’라는 기대 섞인 별명까지 얻었지만 지난달 말 7만8500원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이미 좋은 실적이 반영된 상태라 추가로 좋은 뉴스가 나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코스피도 그간 가파르게 오른 만큼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거란 전망이 많다.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3200 전후에서 한동안 옆걸음 치는 장세를 이어갈 걸로 예상하고 있다.

③외국인 7월까지 24조원 순매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7개월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24조236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작년 연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24조7130억원)에 육박한 규모다. 외국인은 지난 4월(830억원어치 순매수)을 빼곤 나머지 6개월 모두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주식 비율은 34.12%로 2016년 8월 17일(34.03%) 이후 5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자 환(換) 손실을 피하려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파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기(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달러로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다. 연초 달러당 1082원까지 떨어졌던(원화 가치 상승)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현재 1150원대로 치솟은(원화 가치 하락) 상태다.

여기에 경기 둔화 우려와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 불안감도 외국인 매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피크(정점)를 지난 조짐이 보인다”며 “여기에 중국 리스크 확산에 따라 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돈이 빠지면서 한국 증시도 동반 매도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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