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마케팅에 공들이는 유통가
[경향신문]
‘아트테크’ 빠진 2030세대 겨냥
백화점 3사, 미술품 판매 활발
롯데백화점 잠실점엔 ‘금거래소’
문화센터 부동산 강좌도 인기
주식 쿠폰 든 주식도시락 ‘불티’
유통업계가 ‘재테크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동네 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재테크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특히 ‘아트 사업’ 경쟁이 한창이다. 희소성이 있는 상품인 데다 온라인 관람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트테크’(아트+재테크)에 대한 관심으로 미술 시장에 진입한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올해 6월 미술품 판매 시장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2030세대를 겨냥한 신진 작가 작품 판매전을 연다. 영화 <기생충> 속 그림을 그린 지비지와 그룹 ‘오마이걸’ 앨범 커버를 제작한 이슬로 등 작가 10명의 작품 90여점을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에서 선보인다. 작품가는 최저 60만원부터 최고 7000만원까지로 신진 컬렉터들이 첫 작품으로 선택하기 좋게 구성했다. 10일에는 아트테크에 대해 무료로 온라인 강의도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미술품 전시·판매·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판교 아트 뮤지엄을 열고 국내외 작가 작품을 판매 중이다. 백화점의 아트 경쟁 뒤편에는 미술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주식·코인·명품 투자 열기가 미술로 번지면서 미술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아트부산엔 8만여명이 들러 350억원어치 미술품을 구매했다. 아트부산 역사상 최다 관람객에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대 판매액이다. 공동구매 플랫폼 등을 통해 1000원부터 그림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 2030세대의 참여도 늘고 있다.
금거래소도 백화점에 처음 등장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지난달 입점한 한국금거래소에서는 투자자들이 금을 직접 매입하고 판매할 수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가상통화가 주춤하면서 올해 6월부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에서는 재테크 강좌가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고객 요청으로 부동산 강좌를 늘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수강생은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로 미래를 준비하는 30대 직장인이 가장 많고 20대도 늘고 있다”며 “2030세대에게 재테크가 필수가 된 만큼 장기적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재테크 강좌를 확충해 문화센터 가을학기 회원을 모집한다. 홈플러스는 <대한민국 청약지도> 저자 정지영의 ‘누구나 당첨될 수 있는 청약’(9월9일), <주식의 심리> 저자 전인구의 ‘투자의 눈을 뜨게 하는 인문학 주식’(9월30일) 등의 강연을 유튜브로 진행한다. 수강료는 1000원이다.
편의점 이마트24가 판매한 주식도시락은 당초 한 달로 계획했던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돼 2차 판매를 진행했다. 주식도시락에는 네이버 등 9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 있다. 쿠폰의 QR코드로 하나금융투자에 신규로 가입하면 랜덤으로 주식 1주를 받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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