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I C.A.N' 프로젝트 운영..취약계층 아이들이 '꿈'을 찾아갑니다
[경향신문]
저소득·한부모·다문화가정
아이·청소년들 하교 후 돌봄
“다음으로 ‘그네 기술’을 알려드리겠습니다…(중략)처음 줄을 내릴 때는 검지가 따가울 수 있는데요. 장갑을 끼시거나, 자주 (연습)하시면 됩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점프지역아동센터’ 교실에서 론딘(12·가명)이 요요기술을 선보였다. 기술 하나가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잠잘가요(12·가명)는 휴대전화로 론딘의 모습을 촬영했다. 론딘이 기술을 선보일 동안 연꽃(12·가명)은 기술 순서를 적은 종이를 펼쳐 보였다. 촬영은 14분간 이어졌다. 진로코칭 플래너가 “끝으로 ‘구독, 좋아요’ 이야기하고, 인사해야지”라고 말했다. 촬영이 끝나자 론딘이 “우와 끝났다!”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촬영한 영상은 아이들이 직접 편집해 유튜브 ‘점프TV’에 올린다.
론딘과 잠잘가요, 연꽃은 점프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이자, 센터가 운영하는 ‘유튜브 동아리’ 회원이다. 가명은 아이들이 직접 지었다. 점프센터에만 초등 15명, 중·고등학생 15명 등 30명의 아동·청소년이 돌봄을 받는다. 이곳은 식사제공은 물론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의 일대일 온라인수업도 지원 중이다.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등록할 수 있는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 ‘키움센터’와는 별개의 기관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 맞벌이, 한부모·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돌봄이 보다 더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다.
센터에 진로코칭 플래너 배치
직업체험·동아리활동 등 제공
배우·애견미용사·유튜버 등
“꿈 찾아 건강하게 성장 지원”
서초구의 9개 지역아동센터는 조금 더 특별하다. 이곳의 아이들은 각자의 ‘꿈’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활동을 한다. 2019년 2월부터 시작된 ‘I C.A.N’ 프로젝트 덕분이다. 아이들의 꿈찾기를 담당하는 ‘진로코칭플래너’가 각 센터에 1명씩 상주한다.
9개 센터에 배치된 진로코칭플래너 9명은 아이들에게 ‘왜 꿈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동안 직업체험, 동아리활동, 롤모델 인터뷰 등 아이들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다. 처음에는 ‘왜 꿈을 꿔야 하느냐’던 아이들이 미래의 직업을 그리고, 목표를 세워나가고 있다. 지역센터를 이용하는 한 학생은 직업체험 및 진로코칭플래너와의 지속적 상담을 통해 뮤지컬 배우를 꿈꿨고, 오디션에 여러 차례 참여한 결과 뮤지컬 작품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점프센터의 아이들이 유튜브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론딘의 꿈은 요요선수 및 유튜버다. 잠잘가요는 현재 게임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나가는 게 목표다. 그림을 잘 그리는 연꽃은 애견미용사가 꿈이지만 본인이 잘하는 것 말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유튜브 동아리에 가입했다.
9개 센터마다 아이들의 꿈에 맞춘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특히 취약계층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60명을 발굴해 별도의 꿈찾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하반기에는 부모모임도 실시한다. 아이가 원하는 진로와 부모가 희망하는 진로를 함께 이야기하면서 부모가 아이의 꿈찾기를 지지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모든 아이들이 소득과 관계없이 꿈을 갖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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