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콜대리운전 공세.. '골목상권 침해' 반발

윤선영 2021. 8. 1. 19: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업계1위 '1577 대리운전'과 맞손
전화대리 플랫폼으로 편입 의도
"전화콜 시장 진출 포기" 촉구 등
기존 대리운전 업계는 거센 반발
카카오T 대리.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모빌리티가 '1577 대리운전' 운영업체인 코리아드라이브와 손잡고 전화호출 대리운전 시장을 공략한다. 타다의 철수로 대리운전 중개 시장이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본격적으로 시장 장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영세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기존 대리운전 업계의 반발도 거세지면서, 성공적인 시장 안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CMNP는 최근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1577 대리운전 서비스는 이날부터 신설 법인으로 사업을 이관한다. CMNP는 지난 2019년 콜센터 운영 솔루션, 주차 관제 솔루션 등의 고도화를 목표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케이드라이브의 대표는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맡는다. 카카오빌리티는 정확한 지분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분율과 대표직은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코리아드라이브와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다 신설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100% 지분 인수가 아닌, 지분의 일부에 참여하는 것이고 대표직은 지분율과 무관하게 양사 협의 하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신설 법인 설립은 전화대리 호출을 플랫폼으로 편입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전화 호출 일부를 카카오T 대리 기사에 연결하거나 1577 대리 기사들이 카카오T 대리 앱을 이용해 전화 호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카카오 T전화콜'을 출시하기도 했다.

대리운전은 디지털 전환이 느린 시장 중 하나로, 아직까지 전화 호출이 앱 호출에 비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모빌리티 기업들은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타다는 오는 27일을 기점으로 대리운전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의 전화호출 대리운전 시장 공세에 기존 업체들이 반발하면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지분 인수와 프로모션 등을 통해 중소사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리운전 중소업체 모임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기업의 플랫폼을 제외한 전화콜 시장 진출 포기·기존 전화콜 시장 인수와 지분참여 확장 금지 △자본력을 앞세운 프로모션 행위 금지 △대기업 콜을 먼저 처리하게 하는 정책 금지 등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1577 대리운전 인수는 이미 플랫폼 시장을 빼앗은 상태에서 그나마 남아 있는 전화 콜마저 빼앗기 위한 첫 단계"라며 "대기업은 과도한 현금성 프로모션 등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소상공인 시장을 침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대리운전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4분의 1로 토막 나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든 상황인데 대기업들이 자본을 앞세워 들어옴으로써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며 "대기업의 자본력을 앞세운 침탈 앞에서 소상공인들이 이렇게 힘없이 무너져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리운전 업체는 3058개, 대리운전 기사는 16만4600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은 제도적인 지원책을 강력히 호소했다. 앞서 대리운전총연합회는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한 바 있다. 대리운전의 적합업종 여부 결정에는 6개월~1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이 빠른 시일 내에 지정돼야 한다"며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소상공인들로 이뤄진 기존 대리운전 시장은 처참하게 짓밟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