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학평 '확률과 통계' 응시 급감.. 선택과목 유불리 따진 듯

정필재 2021. 8. 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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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첫 통합 수능.. '갈아타기' 현상
3월 학평 때보다 4.3%P나 줄어 56.2%
학원가 "미적분·기하 2~7점 유리" 분석
국어 '언어와매체' 1등급 받기 보다 수월
평가원 "유불리 따지면 성적분포 혼탁"
모평 선택과목 세부통계 비공개 고수
원서접수 8월 말 마무리.. 바꾸긴 늦어
"오락가락 말고 공통과목에 매진" 조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 일부는 아직도 선택과목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명확하게 드러났는데도 선택과목을 바꿔가면서 모의수능을 치르고 있어서다.

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달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선택과목의 응시자 비율에 유의미한 변동이 나타났다. 지난달 7일 진행된 인천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수학 확률과통계 과목 응시자 비율은 56.2%로 지난 3월 학력평가(60.5%)보다 4.3%포인트 줄었다.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선택한 미적분 응시자 비율은 33.7%에서 36.6%로 3.1%포인트 많아졌다. 기하의 경우 5.8%에서 7.2%로 1.4%포인트 늘었다.

올해 수능은 문과와 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데, 선택과목에서 어떤 과목을 고르냐에 따라 유불리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여전히 선택과목별 세부 통계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수능원서 접수 마감까지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 바꾸는 수험생

선택과목 응시자 변화는 지난 3월과 4월 연합학력평가와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거쳐 선택과목의 유불리를 확인한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변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3월과 4월, 7월 학력평가에서 선택과목별 만점자 표준점수를 분석한 결과 국어의 경우 만점자 표준점수와 상위 등급별 원점수 커트라인에서 언어와매체가 화법과작문에 비해 3~6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학력평가에서 화법과작문 87점을 받은 학생과 언어와매체 83점을 받은 학생이 최종 표준점수로는 132점으로 1등급에 책정됐다.
수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적분과 기하가 확률과통계에 비해 2∼7점 정도 유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134점이었다. 하지만 확률과통계에서 91점, 미적분 84점, 기하 86점을 각각 받았다면 모두 1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결과는 교육청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만점자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종로학원이 실제 수험생들 성적표를 분석해 도출했다.

◆정확한 정보는 어디에

학원가를 중심으로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수험생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험생들은 실제 수능에서 자신의 점수를 예측해 지원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태다. 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선택과목별 세부통계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세부성적이 공개되면 전략적이고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선택과목을 고르게 될 우려가 있다”며 “유불리를 따져 선택과목을 고르게 될 경우 학생들의 성적 분포가 혼탁해지고, 이 경우 아이들의 성적을 예측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청 역시 선택과목별 전체통계는 공개하지만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각각에 대한 성적은 비공개로 하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은 9월 모의평가를 포함해 실제 수능일까지 입시기관에서 발표하는 제한된 정보와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교사들도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소장 역시 “이런 상태라면 9월 모의평가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수시 원서 접수에서도 수험생들이 어떤 정보에 의존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자신의 정확한 위치도 모른 채 가채점 점수 만을 가지고 지원할 대학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어떤 과목 골라야 유리할까

수험생은 오는 9월3일 수능 원서접수 마감 전까지 선택과목을 결정해야 한다. 학교단위로 서류를 제출하는 고3 재학생의 경우 사실상 8월 말이면 원서접수가 끝난다. 졸업생 지원자도 대체로 8월 말까지 수능 원서접수를 출신고나 교육청 등을 통해 서류를 낸다. 선택과목 결정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능 대비 학습기간을 고려해도 선택한 과목을 바꾸기에는 늦은 때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의 상위권대 지원자 집단의 경우 국어 선택과목에서 언어와매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표준점수 득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위권이나 하위권 학생들은 정답률이 높은 화법과작문을 골라 과목점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좋다.

수학은 자연계열의 경우 상위권 집단부터 중하위권까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야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의 경우 확률과통계 선택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공통과목에 비중을 두고 고득점을 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지는 수능체계에서 선택과목 선정에 대한 고민보다 공통과목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동일 원점수 기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공통과목을 충실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재, 안병수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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