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오른 4대 은행 '역대급' 실적

황두현 2021. 8. 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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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대출 위주 자산 확대 주효
상반기 대출 전년비 3.5% 늘어
비이자 이익은 은행별로 '희비'
각 행 제공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은 적은 비용을 들여 자금을 유치한 동시에 대출 영업을 확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 수입원인 예대마진이 개선된 효과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중소기업을 위주로 대출자산을 늘려 실적 상승을 이끌어 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은행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은행은 유가증권과 수수료이익 등이 골고루 성장한 반면 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증권·외환부문 등에서 부진했다. 은행권은 매년 비이자이익 확대를 공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요원하다.

◇ 저원가예금·대출자산 성장, NIM 상승 이어져=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올 들어 일제히 개선됐다. NIM은 이자수익자산의 운용수익에서 이자비용부채 조달비용을 뺀 값으로 이른바 예대마진을 얼마나 거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국민은행의 NIM은 지난해 상반기말 1.53%에서 올해 1.56%로 올랐다. 신한은행은 분기 NIM이 같은기간 1bp(1bp=0.01%) 늘어난 1.4%로, 하나은행은 4bp 증가한 1.41%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3bp 오른 1.37%로 나타났다.

이자금리가 0.1%수준인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포함한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늘면서 NIM 상승을 견인했다. 국민은행의 핵심예금은 작년말보다 6.8% 늘면서 총 예수금의 절반을 상회했다. 신한은행도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이 같은기간 11.4% 늘면서 예수금의 54%까지 확대됐다. 우리은행 46%, 하나은행 41%까지 확대됐다. 은행 비용 부담이 큰 저축성 자산이 저원가성예금으로 옮겨갔다.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강화된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기업여신에 눈을 돌렸다. 4대 은행의 상반기말 대출 잔액은 1조855억원으로 작년말보다 3.5% 늘었다. 가계대출이 1~2% 성장에 그쳤지만, 중기대출을 위주로 자산을 확대했다. 우리은행의 중기대출은 작년말 보다 8.6% 늘었고, 하나은행 5.9%, 신한은행 7.6%, 국민은행 3.5% 증가했다.

자산 증가는 이자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우리은행 13%, 국민은행 12.9% 순으로 이자이익이 늘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과 각각 9.5%, 7.3% 증가했다.

◇ 우리은행 비이자익 1위…자본 운용 강화 효과=비이자이익은 은행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우리은행은 유가증권과 수수료이익 등이 골고루 성장한 반면 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증권·외환부문 등에서 부진했다.

국민은행의 순수수료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0.1% 증가한 59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6% 감소했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신탁수수료가 56% 증가했고, 펀드판매와 외화 등 기타수수료가 각각 12%씩 늘었다. 다만 기타영업손익 17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기타손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외환거래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 3798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18.4% 감소한 수치다. 펀드, 신탁, 외환수수수료가 일제히 10%대 성장을 기록했지만, 방카와 기타수수료 감소로 총 수수료이익이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유가증권과 외환·파생관련 손익도 12% 감소하며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도 주춤했다. 전년동기 대비 32% 감소한 3285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비이자항목인 수수료과 기타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매평가익이 36% 급감했다. 증권과 어음 매매에 따른 이익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의 올 1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채무증권 매매익은 전년동기 대비 80%, 어음매매익은 10%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42.6% 증가한 5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성장을 견인한 건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었다. 상반기 수익은 20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3% 급증했다. 그룹 유가증권이익 비중의 93%를 차지한다. 신탁, 방카, 펀드 부문이 고루 성장하며 전년동기 대비 WM수수료가 15% 증가했다. 외환거래·파생상품부문도 20% 수익이 늘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권광석 행장 주도로 팀 단위 조직을 격상시킨 증권운용부를 신설했다. 저금리 시대 자본 운용 수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지난해 수익 발판을 다졌고 올 1분기에만 유가증권 관련 이익을 작년(164억원)의 삼분의 사에 이르는 123억원을 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전체 순이익 상승을 이끌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이자이익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모펀드 사태 등에 따른 영업력 약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등으로 성과가 나오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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