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기술 대전] 위태로운 中 반도체 굴기

박정일 2021. 8. 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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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사들이 잇따라 반도체 생산에 투자하고 나선 가운데 정작 반도체 생산을 주로 하던 국유기업인 칭화유니는 도산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자립을 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이다. 1일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通信)과 중국 최초의 애플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기업인 럭스쉐어정밀(Luxshare Precision·立迅精密)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차이나모바일 등의 투자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올인'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이 장쑤(江蘇)성에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전문 자회사, 신성 테크를 설립했다.

신성 테크는 자본금 5000만 위안(약 88억 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성테크는 사물인터넷을 위한 반도체 설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사물인터넷은 독일 등에서 공장 자동화에 주로 쓰이는 인터넷 계통을 의미한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5월 말 현재 9억4280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세계 최대의 통신사업자다.

럭스쉐어정밀도 최근 장쑤성에 반도체 생산 전문 자회사를 설립했다. 치차차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본금은 3억 위안(약 529억 원)이다.

이들 뿐이 아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의지는 중국 내부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돈이 쏠리게 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법률회사인 '캐튼 뮤신 로즌먼'과 반도체 산업 자문회사인 'JW 인사이츠'가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164개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사모펀드로부터 400억 위안(약 7조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1년간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받은 액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치차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신규 등록된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은 1만5700여 곳에 달한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립' 시도는 여전히 불안한 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신규 업체가 늘고 있지만 정작 반도체 생산에 주력했던 칭화유니그룹이 무리한 투자에 따른 거액의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칭화유니는 칭화대 산하의 국유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첫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이래 근근히 버티다 결국 파산을 면치 못했다.

칭화유니그룹의 채권자인 휘상은행은 지난 9일 베이징 제1중급인민법원에 이 회사의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칭화유니는 칭화대가 세운 칭화홀딩스(지주회사)가 최대주주(51%)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시진핑 지도부의 '중국제조 2025'의 상징적 기업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와 팹리스 기업 유니SOC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YMTC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개발 성공과 2022년까지 디(D)램 양산 추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산 원인은 감당하지 못할 부채다. 지난해 6월 기준 칭화유니그룹의 부채 총액은 2029억위안이다. 이 중 794억위안이 1년 안에 갚아야 했다.

이러는 사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은 헛된 꿈이 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5월 반도체 칩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299억 개에 달했지만 하지만 이는 중국내 수요를 만족 시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14나노(㎚)급의 첨단 반도체 칩을 대량 생산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5개월간 외국에서 수입한 반도체 칩은 모두 2603억5000만 개로, 국내 생산량의 2배에 달한다.

지난 6월 중국은 대만으로부터 총 160억 달러(18조2천억여 원) 규모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수치다.

박정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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