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롱퍼팅 '쏙'..오지현 3년만에 우승

오태식 2021. 8. 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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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마스터스서 정상
3년 전 '6승 무대'서 7승 신고
"김시우와 연인" 깜짝 고백
19세 신인 홍정민 2위 올라
1일 제주 서귀포시 우리들CC에서 끝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3년 만에 우승한 오지현이 물허벅에 담긴 삼다수 물세례를 받는 대회 특유의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5개 대회 연속 컷오프되던 '슬럼프의 오지현(25)'이었다. 3년 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할 때 그의 앞에는 장밋빛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다음 우승은 지독히도 찾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3년이 흘렀다. 정확히 1086일, 대회 수로는 60개 대회가 지나갔다. 하지만 마침내 3년 전 우승했던 그 무대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면서 '부활의 오지현'으로 거듭났다.

오지현은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우리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원) 최종일 4타를 줄이며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통산 7승째를 거뒀다. 홍정민(19)을 3타 차로 제친 오지현은 첫날부터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은 1억6200만원.

경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오지현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너무나 기다렸던…"까지 소감을 밝히다 결국 울먹이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2017년과 2018년 2승씩 거두며 상금랭킹 3위까지 올라갔다가 부상 등이 겹치면서 밑바닥까지 경험했던 오지현으로서는 울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끝내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오지현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도쿄올림픽 남자골프 대표 김시우(26)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사이"라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미 골프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긴 하지만 둘의 교제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지현의 우승을 도운 건 슬럼프에 허덕일 때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퍼팅이었다.

오지현은 장타력도 갖췄지만 퍼팅 실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발군이었다.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평균 퍼팅 부문 1위에 올랐고 2019년과 2020년에도 퍼팅 순위에서는 10위 밖으로 밀리지 않던 그였다. 이 대회 전까지 올해 퍼팅 순위도 15위로 무난했다.

이날 추격자들이 한발 한발 다가오는 위기의 순간마다 전성기 때 전매특허였던 먼 거리 버디 퍼팅이 그를 살렸다. 이날 1번홀(파5) 보기로 시작한 오지현은 3번홀(파4)에서 5m 버디로 만회했다. 하지만 10번홀까지 7개 홀에서 파 행진을 하는 사이 홍정민이 1타 차로 쫓아왔다. 시즌 7승째를 노리는 박민지(23)도 2타 차로 따라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지현은 11번홀(파4)에서 10m를 조금 넘긴 먼 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달아난 뒤, 다음 홀에서도 1.8m 버디 퍼팅을 떨어뜨리고 3타 차 선두를 내달렸다.

15번홀에서 홍정민이 2m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추격하며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을 때 오지현의 먼 거리 버디가 또 터졌다. 같은 조 홍정민이 3m 버디 기회를 잡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먼저 오지현이 8m 거리의 버디 퍼팅을 떨어뜨리자 홍정민은 실망한 듯 짧은 퍼팅을 놓치며 사실상 추격의 끈을 놓았다.

이날 오지현을 마지막까지 압박했던 홍정민은 신인답지 않은 플레이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홍정민은 지난해 점프투어(2부투어)와 드림투어(3부투어)를 거치고 초고속으로 정규투어까지 입성한 기대주다. 지난 7월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공동 6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톱10' 성적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상금·대상 포인트·평균타수 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박민지는 최혜진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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