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바이, 천당에서 지옥으로..올림픽 8강전 선제골 후 잇단 실수 패배 빌미
[스포츠경향]
소속팀에서의 주전 경쟁이 계속 걱정됐던 걸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에릭 바이(27)가 2020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했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핵심 수비수 바이는 31일 열린 2020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스페인을 맞아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추가시간 실수와 연장에서는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팀의 2-5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첫 출발은 좋았으나 뒷심 부족을 드러낸 코트디부아르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와일드카드인 바이는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진 틈을 파고들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스페인 다니 올모가 전반 30분 동점골을 넣은 뒤 경기는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졌다.
골이 나오지 않던 경기는 막판에 요동쳤다. 후반 추가시간에 코트디부아르 막스 그라델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스페인은 곧바로 총공세에 나섰고, 경기 종료를 앞두고 라파 미르의 왼발 동점골이 터져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바이의 실수가 빌미가 됐다. 스페인은 후반 추가시간 2분여가 지나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는데 코트디부아르 수비진이 헤딩으로 걷어내려는 볼이 거의 제자리에서 하늘로 솟구쳤다. 원바운드된 볼을 바이가 헤딩으로 걷어내려 했으나 그의 머리를 맞고 오히려 자신의 골문쪽으로 향했고, 스페인 미르가 빠르게 볼을 따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바이는 연장 전반 7분에 크로스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는 실수를 또 범하고 말았다. 스페인 오야르사발이 성공시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연장 후반에 미르가 연속골을 작렬,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바이는 선제골로 출발이 좋았으나 후반 막판과 연장전에 잇단 실수를 하면서 결국 팀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바이의 올림픽 도전은 여기서 끝났다. 바이는 최근 소속팀 맨유가 거물 수비수 라파엘 바란을 영입하게 되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까봐 걱정하고 있다. 올림픽 중에도 소속팀의 주전 경쟁을 걱정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때문인지 토너먼트 승부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올림픽 메달 도전의 꿈은 사라졌다. 이제 맨유로 돌아가 그의 걱정대로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됐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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