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득점자' 무코코, "나이 논란 때문에 은퇴하고 싶었다"

김현민 2021. 8. 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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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코코,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출전(만 16세 1일)
▲ 무코코,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연소 출전(만 16세 18일)
▲ 무코코,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득점(만 16세 28일)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득점 신기록을 수립한 만 16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신성 유수파 무코코가 어린 시절 나이 관련 논란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은퇴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유망주들을 잘 키워내기로 유명한 도르트문트에서도 유난히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특급 유망주가 있다. 이제 그의 나이 만 16세이지만 이미 다양한 기록들을 수립하며 왕도를 걷고 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무코코이다.

그는 만 12세였던 2017/18 시즌, 17세 이하 분데스리가 서부 지구 25경기에 출전해 37골 6도움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어서 만 13세였던 2018/19 시즌엔 25경기에 출전해 46골 8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하며 2시즌 연속 득점왕 등극과 동시에 역대 17세 이하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을 수립했다.

2019/20 시즌, 아직 만 14세의 나이에 19세 이하 팀으로 승격한 그는 20경기에 출전해 34골 9도움을 올리며 19세 이하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득점 신기록마저 달성했다. 말 그대로 유스 리그를 폭격한 무코코이다.


비록 유스 리그라고는 하지만 그의 경이적인 득점 행보는 전 세계 축구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에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나이키는 이례적으로 아직 프로 데뷔조차 하지 않은 무코코와 연간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에 달하는 10년짜리 초장기 스폰서 계약(총액 1,000만 유로)을 체결했다. 이는 나이키 역시 그의 성공 가능성을 매우 높게 치고 있기에 가능했던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이에 도르트문트는 무코코가 만 16세에 접어들면 곧바로 프로 데뷔 시키기 위해 독일 프로축구 연맹을 설득해 분데스리가 데뷔 제한 연령을 기존 만 16세 6개월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의 존재가 분데스리가 규정까지 바꾸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도르트문트는 그의 만 16세 생일 하루 뒤인 2020년 11월 21일에 열린 헤르타 베를린과의 8라운드에 그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분데스리가 최연소 출전 신기록을 선사했다. 이어서 그는 12월 8일,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 만 16세 18일의 나이로 교체 출전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최연소 데뷔 기록도 갈아치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12월 18일에 열린 우니온 베를린과의 13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최연소 득점 기록(만 16세 28일)마저마저 갈아치웠다. 말 그대로 최연소란 최연소 기록은 단계별로 깨나간 무코코이다.


하지만 너무 이른 프로 데뷔의 영향이었을까? 이미 12월 중순에 무릎 부상으로 2경기에 결장한 그는 4월 초, 훈련 과정에서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부상 이전까지 그는 분데스리가 14경기에 출전해 410분을 소화하면서 3골을 기록했다. 프로 무대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이래저래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그의 시련은 부상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가 만 12세라는 어린 나이부터 유스 리그를 파괴하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치자 자연스럽게 나이 논란이 불거졌다. 그가 카메룬 태생으로 2014년에 독일로 이주해왔기에 과거 많은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나이를 속인 것처럼 그 역시 나이를 속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특히 과거 보훔 팀 주치의였던 요아힘 슈베르트는 "12세의 나이에 17세의 신체 능력을 가지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 역시 무코코가 만 12세의 나이에 상 파울리 U-21 팀에서 뛰고 있는 밀레나(당시 만 18세)와 연인 관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나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그의 부친 조셉(무코코 만 12세 당시 부친의 나이 만 66세)은 출생 신고서를 제시하면서 "태어나자마자 바로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 있는 독일 대사관에서 출생 신고를 했기에 우리는 독일 출생 신고서도 같이 가지고 있다. 게다가 내 아내의 나이는 이제 만 28세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 아들 나이가 12세보다 더 많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독일 축구협회 역시 "공식 문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나이에 대한 정확도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미 도르트문트 구단과도 여러 차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이후 그가 독일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뛰기 시작하면서 그의 나이에 대한 의혹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무코코는 4년 전에 제기됐던 나이 의혹과 관련해 뒤늦게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독일 서부 지역지 '베스트도이첸 알게마이넨 차이퉁(WAZ)'와의 독점인터뷰에서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내 나이와 관련한 논란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난 더 이상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축구를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편하게 외출하고 외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무도 날 알아봐주지 않았으면 할 때가 있다. 누구나 조용히 있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라며 본인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에 대해 "도르트문트는 내가 어떻게 하면 프로로 갈 수 있는 지 방법을 알려줬다. 이 덕에 난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하면서 "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원하고 있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뛰고 싶다. 무엇보다도 만 17세가 되어서 운전면허증을 획득하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자유를 얻고, 독립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부상에서 복귀해 1군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는 마르코 로제 신임 감독 하에서 기존 4-2-3-1 포메이션에서 다이아몬드 4-4-2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기에 공격수인 무코코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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