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천재' 원희룡, 마침내 지사직 던졌다.."정권교체 위해"
원희룡 제주지사가 1일 도지사직에서 물러난다. 본격적으로 대선 경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결심할 때까지 많이 망설이며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죄송한 마음에 수없이 생각을 했다"면서도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는데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만이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되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져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저는 이 일에 지금 나서고자 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지사직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에 송구하다는 뜻을 전하면서도 대선 경선과 지사직을 병행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공직윤리에 맞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도지사 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치르는 것은 공직윤리 면에서 납득이 안 된다"며 "도의 방대한 예산과 직원, 홍보수단, 네트워크 기회는 도정을 위해 쓰라고 있는 것이지 정치인 일정을 위해 쓰는 게 아니다. 대선을 위한 일정과 노력에 도의 행정자원을 쓴다는 건 저의 공직윤리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정의 연속성과 공백을 고민했지 현직 도지사로서의 프리미엄은 써서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선출직 도지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임 후라도 저에게 행정부지사가 조력을 요청하면 책임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경쟁력으로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정치력을 꼽았다. 원 지사는 "앞으로 약 100일간의 경선 과정이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누가 대척점에서 싸웠느냐의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 이후에 누가 국정운영을 잘할 것인가로 초점이 갈 것"이라며 "도정의 확장판인 국가 운영을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조차 지지율이 두자릿수를 넘지 못하는데 이를 극복할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원희룡의 진짜 가치를 증명하고 국민들이 발견하는 무대가 경선이다.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행정경험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저는 투철한 공직윤리에 기반해 공인으로서 높은 도덕성과 자기관리 기준을 지켜왔다"며 "공인으로서 자세와 자기관리는 흠이 없는 게 흠"이라며 이 지사와 차별점을 밝혔다.
원 지사는 "살아온 과정에서 가난, 독재, 이념집단의 진영논리에 도전하고 극복했다"며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위해 도전할 용기와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지사직을 사퇴하는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제주의 방역 성과를 적극 알리기도 했다. 원 지사는 "제주는 70만이 아니라 300만 인규 규모의 방역 부담을 지고 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상대적으로 매우 선방했다"며 "300만 규모의 다른 도시와 비교해 몇분의 1 수준의 지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토대인 제주를 향해 응원을 당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원 지사는 "배는 항구를 떠나지 않으면 항해하지 못한다. 도전은 저의 몫이고 결과는 하늘의 몫, 평가는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시대를 사는 제주도민이라면 구경꾼으로 바라보기보다 함께 헤쳐나가는 입장에 서주기를 바란다"며 "언제까지 제주는 구경만 할 건가"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낳은 천재'로도 불리는 원 지사는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82학번)를 졸업하고 제34회 사법시험을 거쳐 짧은 검사생활을 마친뒤 2000년 제16대 총선(서울 양천갑)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한나라당 소장파의 대표적 인물로 활동하며 내리 3선을 했다. 2014년 제주지사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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