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위약금 내고 더 비싸게 팔면 된다?..한앤코 "계약상 불가"

박수지 2021. 8. 1. 16: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양유업 지분 매각작업이 막바지 단계에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월30일 대주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쪽이 경영권 이전과 관련된 주주총회 일정을 미루고 거래종결 장소에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애초 계약서에 적시된 대금 납부 기한은 '선행조건이 완료된 뒤 13영업일이 되는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7월 초에 사전절차를 완료한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과의 합의 하에 7월30일을 거래종결일로 확정지은 것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대주주 일가
매각대금 헐값평가에 주가 치솟자 변심?
한앤컴퍼니 "위약금내고 계약파기 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남양유업 지분 매각작업이 막바지 단계에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월30일 대주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쪽이 경영권 이전과 관련된 주주총회 일정을 미루고 거래종결 장소에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업계에서는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통상적인 위약금으로 매각대금 10%를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주더라도 계약을 파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앤컴퍼니 쪽은 “계약상 가능하지 않다”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향후 날선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1일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설명을 종합하면, 당초 두 회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한앤컴퍼니의 매각 대금 납부를 ‘조건부’로 걸어두고 이사 선임건이 통과되면, 이날 오후에는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와 한앤컴퍼니 쪽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주식과 대금을 교환할 계획이었다. 통상적인 인수합병(M&A) 거래종결 방식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남양유업은 주총은 열었지만 관련 안건을 일방적으로 6주 후(9월14일)로 연기했다. “당사자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앤컴퍼니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승인 등 모든 사전절차를 완료했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했다. 이날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서상 적시된 장소에도 홍 전 회장 쪽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애초 계약서에 적시된 대금 납부 기한은 ‘선행조건이 완료된 뒤 13영업일이 되는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7월 초에 사전절차를 완료한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과의 합의 하에 7월30일을 거래종결일로 확정지은 것이었다.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더라도 8월31일을 넘기지는 못하도록 계약서에 적시했는데, 남양유업 쪽이 주총 일정을 9월14일까지 미룬 것이다. 한앤컴퍼니 쪽에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거래를 깨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받아들였다.

남양유업 본사가 “대주주 사인의 결정이라 알지 못한다”고만 밝히면서, 홍 전 회장 쪽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에 거래대금 10% 수준의 이행보증금(위약금)을 내고, 더 값을 후하게 쳐줄 제3자 매각 등을 노린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5월27일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한앤컴퍼니에 지분 52.6%(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남양유업 자산가치의 절반 수준이라 헐값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또 매각 발표 이후 남양유업 주가가 상한가를 갱신하며 고공행진하기도 했다.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궁지에 몰린 홍 전 회장이 빠르게 매각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시장 상황을 보며 거래대금의 10% 수준인 약 310억원을 물어주고 더 비싸게 팔 궁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 대해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거래대금 일부로 위약금을 내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기에 더욱 (대주주 일가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남양유업 주가는 전날보다 7.66% 내린 60만3천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