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盧 입에 올리지 마라" 이준석 "盧에게 부끄럽게 살지 마라"

이준석 "盧 살아계신다면 언론법 개정 개탄할 것"
정세균 "고인에 대한 명예살인 당장 멈춰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노무현 정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노무현 정신을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대한노인회 광주시연합회를 찾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 캠프 제공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회의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내용을 담은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에 대해 ‘언론장악 시도’라고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신다면 지금 언론법 개정을 두고 아마 개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다수의 인터넷 언론사나 신규 언론사를 설립하고 선택은 국민이 한다는 취지로 언론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책을 폈다”며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는) 노무현 정신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욕보이지 마라”고 했다. 또 “경고한다”면서 “당신들의 입길에 더 이상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올리지 말라”고도 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명예살인, 당장 멈춰라”고 썼다.

정 전 총리는 “노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막말로 조롱했던 당신들의 과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정치검찰과 국정원, 수구 언론까지 총동원해 한 인간을 난도질하고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당신들은 지금까지 단 한마디 반성도 진실한 사죄도 없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여수시를 방문해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며 김영록 전남지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정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당적이 달랐던 당내 경쟁자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표결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진실을 분명히 밝혀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의 글에 대해 “뭔가 착각한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언론의 자체적 필터링을 추진했던 자유주의자이고, 지금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는 지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친노(親盧)라면 노 전 대통령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라는 말이 그리도 고깝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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