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서·남부 3대 도시로 공세..아프간 세력판도 변곡점

정의길 2021. 8. 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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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철수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는 탈레반이 남부 및 서부의 주요 3대 도시를 포위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30일부터 아프간 서부의 최대 도시인 헤라트, 남부의 최대 도시이자 탈레반의 탄생지인 칸다하르, 남부 헬만드주의 주도인 라슈카르가 등에서 도심지 일부로 진공해, 정부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비비시> (BBC) 방송, <가디언> 등이 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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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트·칸다하르·라슈카르가 함락 시간 문제
3대도시 함락되면, 서·남부는 탈레반 장악
이란·파키스탄 접경도 탈레반 세력권으로
30일 무장한 아프가니스칸 병력들이 헤라트주의 주도인 헤라트에 있는 초소 한 곳에서 경계를 하고 있다. 헤라트/EPA 연합뉴스

미군이 철수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는 탈레반이 남부 및 서부의 주요 3대 도시를 포위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탈레반이 헤라트 등 3대 도시를 함락하면, 아프간이 세력 판도는 급격히 탈레반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지난 30일부터 아프간 서부의 최대 도시인 헤라트, 남부의 최대 도시이자 탈레반의 탄생지인 칸다하르, 남부 헬만드주의 주도인 라슈카르가 등에서 도심지 일부로 진공해, 정부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비비시> (BBC) 방송, <가디언> 등이 1일 보도했다.

탈레반이 이 3개 주요도시를 점령하면, 아프간 서부 및 남부를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이는 특히 탈레반이 이란과 파키스탄의 접경 지역도 통제하게 됨을 의미한다. 탈레반은 아프간의 주요 교역로뿐만 아니라 아프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이란 및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된다.

탈레반은 지난 30일 라슈카르가의 주정부 청사 앞 몇백미터까지 진공했다가 이날 밤 정부군에 격퇴됐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지난주 초부터 라슈카르가 도심지 일부에 진입한 탈레반은 두번째로 주정부 청사를 함락을 시도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라슈카르가가 주도인 헬만드주는 아프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주이자, 미군과 영국군이 큰 희생을 치른 곳이다. 라슈카르가를 방어하기 위해 아프간 정부군의 정예 특전사 병력이 급파돼, 탈레반을 막고 있다.

탈레반이 결성된 칸다하르도 이번 주요 도시 공세에서 탈레반이 가장 역점을 두는 도시이다. 칸다하르가 지역구인 의원 굴 아마드 카민은 탈레반 공세로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칸다하르가 탈레반으로부터 회복된 이후 20년 만에 최대 위기라고 전했다. 카민은 탈레반이 칸다하르를 자신들의 임시수도로 만들려고 한다며, 칸다하르가 함락되면 남부의 5~6개주도 함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방면으로 칸다하르를 압박하고 있는 탈레반이 도심으로 완전히 진공하면, 정부군으로서는 많은 민간인 주민들 때문에 중화기를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서부 최대 도시 헤라트에서도 탈레반은 지난 30일 도시의 남쪽 지역을 진입해서, 3일동안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헤라트는 이란 및 투르크메니스탄 등으로 연결되는 거점 도시이다. 탈레반은 유엔 단지를 공격해 경비병을 숨지게 했고, 헤라트 공항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전투로 폐쇄됐다.

탈레반은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가는 국경 횡단 지역을 이미 장악해서, 헤라트를 사실상 포위한 상태이다. 따라서, 공항이 헤라트의 유일한 통로이다. 미군은 공항 주변 지역을 탈환하려는 정부군을 지원하는 공습을 펼치고 있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후 헤라트의 군벌로 군림해온 이스마일 칸은 정부군과 함께 탈레반의 공세에 맞서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이스마일 칸은 31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어제 통화해 정부군 보강을 받기로 약속했으나, 아프간 국방부는 아직 병력을 파견하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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