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인연' 韓양궁-현대車.."혁신·팀워크·최고지향 DNA 공유"

신건웅 기자 2021. 8. 1. 11: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혁신, 팀워크로 만든 금메달·최고 디자인, 야구장훈련·극한테스트
"서로 벤치마킹하며 쌓아온 공통 DNA"
양궁 강채영, 장민희 안산이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팀은 올림픽 단체전 9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1970년대 세계 양궁 변방에서 '2020 도쿄 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 4개 획득이란 신화를 쓴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뒤에는 37년 간 대한민국 양궁을 지원한 현대차그룹이 있었다.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된 정의선 회장까지 현대차그룹은 우수 인재 발굴, 첨단장비 개발, 양궁인구 저변 확대 등 지원을 해왔다.

현대차그룹은 대한민국 양궁과 이어진 37년의 인연을 통해 혁신, 실력, 팀워크, 리스크 대비, 투자 등 DNA를 공유한다고 자부하고 있다.

◇新훈련법 지속 도입, 수소차 도전… 멈추지 않는 혁신

한국 양궁이 1984년 첫 금메달, 1988년 첫 여자 단체 금메달 획득 이후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훈련법을 도입하는 등 혁신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으로 꼽힌다.

양궁협회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토너먼트 형태의 새로운 경기 방식이 도입되자 선수들이 흔들림없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물놀이, 야구장에서의 소음 극복 훈련을 시작했다. 2010년 세트제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이빙, 번지점프 훈련을 시행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와 이번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활 비파괴 검사, 고정밀 슈팅머신,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장비의 품질과 성능을 더욱 완벽히 하고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 등 훈련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국제 대회 경험을 할 수 없게 되자, 4차례에 걸친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놓치지 않도록 했으며, 도쿄 올림픽 경기장 환경과 방송 중계 상황에 최대한 적응할 수 있도록 실제와 같은 경기를 하도록 했다.

지난 2015년7월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 앞서 남녀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 대비 소음/관중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현대차그룹도 최근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사업 영역에서도 투자와 제휴를 통해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신사업으로 떠오르는 수소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먼저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개발에 착수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다. 승용과 상용에서 수소전기차의 전세계 판매 확대는 물론 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수소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UAM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세계 최고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손잡고 로봇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의 정석…실력만 갖추면 누구라도 뽑는다

양궁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이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 시상식을 마친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최고의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로 선발됐다. 단체 금메달을 따낸 남자 대표팀의 경우 김제덕(17), 김우진(29), 오진혁(40) 등 10대부터 40대가 한팀을 이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019년 직급과 호칭 체계를 축소 통합하고 승진연차 제도를 폐지했다. 기존에는 한 직급당 4~5년차가 돼야 승진할 수 있었지만, 능력만 있다면 바로 상위직급으로 승진하고,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팀장과 임원이 될 수 있게 됐다.

또 연구개발 역량이 뛰어난 전문가들이 은퇴하지 않고 자기 연구 분야에 자유롭게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을 '연구위원'으로 위촉하고 임원과 동등한 직급으로 대우할 뿐 아니라 개인연구실, 프로젝트 수행시 예산 우선 지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팀워크로 만들어낸 금메달, 최고 디자인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혼성, 여자, 남자 단체전에서 팀워크를 통해 금메달을 만들어냈다.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첫 화살을 쏜 안산 선수가 두번째 순서를 준비하고 있는 강채영 선수에게 풍향, 조준점을 얘기하는 장면이 중계에 잡히기도 했다. 김제덕 선수의 '화이팅' 응원은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도 전 세계 디자인센터 간 팀워크로 탄생했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은 IF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등 세계적 디자인 평가기관의 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VR 디자인 품평장.(현대차그룹 제공)© 뉴스1

현대차·기아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에 디자인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 차종에 대한 상품 발의가 되면 각 디자인센터의 디자이너들은 센터 안에서, 또 지역을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서로 협의하며 차량의 디자인을 완성한다.

2019년부터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평가하고 수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VR 디자인 품평장을 마련했다. 최대 20명이 동시에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 디자인을 실시간으로 함께 보며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야구장 훈련과 사막·혹한지역 테스트…'극한의 상황' 대비

대한양궁협회의 정신력 향상을 위한 훈련은 잘 알려져 있다. 실력뿐만 아니라 집중력, 정신력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양한 변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프로야구 경기장에서의 훈련이 대표적이다. 대회 중 관객들이 내는 응원, 카메라 셔터 등 소음을 극복하기 위한 훈련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위해선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도쿄만에 인접한 경기장의 강풍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 뉘릉부르크링 트랙 테스트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뉴스1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가 출시하는 모든 차량도 극한의 테스트를 거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자동차 주행에 가혹한 것으로 알려진 뉘르부르크링에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20.8km 길이의 뉘르부르크링 트랙은 300m에 달하는 심한 고저차와 73개의 코너, 급격한 내리막길, S자 코스, 고속 직선로 등으로 구성돼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도로 조건을 재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가장 뜨거운 여름을 견딜 수 있도록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 혹서 테스트도 진행한다. 여름 평균 온도가 최대 49도에 달해 여름의 다양한 상황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테스트를 하고 있다.

최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스웨덴 북부의 소도시 아르예플로그(Arjeplog)에도 현대차그룹의 주행시험장이 있다. 이곳에는 눈길, 빙판 등 자동차와 노면의 마찰이 적어지는 구간이 많다. 이런 환경에선 자동차가 쉽게 미끄러지기 때문에 차의 주행 안정성을 한계치까지 검증할 수 있다.

◇경기장과 똑같은 훈련장, 생산라인과 똑같은 파이롯트 센터

양궁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 양궁경기가 펼쳐진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 익숙했다. 진천선수촌 훈련장에 이곳을 그대로 재현하고 하루에 최대 500발씩 쏘며 훈련했기 때문이다.

양궁협회는 진천전수촌에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건설하고, 도쿄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선수들이 훈련하도록 했다. 경기장 사대, 표적판 플랫폼, 이동 팬스, 공동취재구역, 레일캠, 초고속 카메라, 심박수 측정캠 등 실전 무대를 그대로 옮겨왔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구현한 진천선수촌 양궁 훈련장.(현대차그룹 제공) © 뉴스1

현대차그룹은 품질강화를 위해 생산라인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파이롯트 센터'를 2002년부터 운영했다. 차량 개발 완료 후 생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라인을 그대로 재현하고 생산직원들이 실제 생산라인과 동일한 조건에서 조립 연습을 해보면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하자까지 걸러내고 있다.

그 결과 현대차, 기아는 JD파워 신차품질평가, 내구 평가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유수의 품질평가 기관에서 세계적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아반떼, 제네시스 G70, 텔루라이드 등 전략 차종들이 미국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차,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 인재 키우고 기초 체력 강화…아낌없는 인재 투자

양궁협회는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하는 등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특별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중)-후보선수(고)-대표상비군-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지도록 한 것이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양궁협회는 '양궁 지도자 연수' 과정을 마련해 일선 코치들에게 선수의 각 성장단계별 필수 훈련 요소들을 교육하고 있다. 국제대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심판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유소년 궁사들이 훈련하는 모습.(현대차그룹 제공) © 뉴스1

현대차그룹도 자동차 분야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산학협력기업인 현대엔지비를 설립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 핵심기술개발과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을 위해 서울대에 '차세대 자동차 연구센터', 한양대에 '정몽구 미래 자동차 연구센터'를 건립했다.

더불어 자동차 부품 품질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부품사를 육성하기 위해 부품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회사들만을 위한 공익재단인 '자동차 부품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해 부품회사들의 품질, 기술, 경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부품사들의 기술 개발력 향상을 위해 부품사들의 엔지니어가 남양연구소에서 설계에 공동 참여하도록 하는 '게스트엔지니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품사들의 부품 품질과 기술력들을 종합평가하고 부품사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5스타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 부품사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부품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국 양궁은 다음 대회를 위한 또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초일류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서로를 벤치마킹하며 쌓아온 한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의 공통 DNA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