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가지 않은 길 간다"..장병규 '똘끼 DNA'로 세계 정복의 꿈

김근욱 기자 2021. 8. 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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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업계 '미다스의 손'..게임회사 창업은 '글로벌 성공' 위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미다스의 손. 손대는 일마다 큰 성공을 거둬서 엄청난 재정적 이익을 내는 능력자에게 붙이는 수식어다.

벤처 업계의 '미다스의 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일명 '똘끼' DNA를 내세워 세계 시장 정복을 예고했다.

지난 26일 크래프톤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 나선 장 의장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아보였다. 회사 소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이크를 이어 받고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그런데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그의 입에서 나온 '글로벌' 키워드만 17번. 장병규의 눈은 오직 '세계 시장'을 향해 있었다.

◇ 벤처업계 '미다스의 손' 장병규의 꿈

장병규 의장은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인'의 대표 주자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으로 1997년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한 뒤 1999년 온라인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을 세상에 내놨다. 2000년 네오위즈가 코스닥에 상장 된 후 그가 보유했던 주식 가치는 무려 400억원.

2005년 장병규는 또다시 온라인 검색 서비스 업체 '첫눈'을 창업했고, 이듬해 온라인 포털 '네이버'에 약 350억원에 매각했다.

벤처 업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장병규 의장도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으니, 바로 '글로벌 진출'이다.

지난 1일 출간된 크래프톤의 자서전 '크래프톤 웨이'에 따르면 장 의장은 "검색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첫눈 설립 당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히며 세계를 무대로 성공 이야기를 쓰기 위해 '블루홀'(크래프톤 전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업계에선 IT 전문가가 '게임'으로 눈을 돌린 데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장 의장은 "한국산 포털 서비스는 국경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라인 게임은 상황이 달랐다. 잘 만든 게임 하나가 인터넷 망을 타고 해외에서 얼마든지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시대였다"며 "해외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제품으로 게임만큼 매력적인 상품이 없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2018.12.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똘끼' DNA

사실 장 의장의 '글로벌 진출'의 꿈은 이뤄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610억원. 이중 94%인 4390억원이 해외 매출이다.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인도와 중동에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았기 때문.

기자간담회에 나선 장 의장은 자신의 꿈을 이룬 데에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장 의장은 "인도라는 시장을 직접 다녀왔지만, 가서 보면 거리도 깨끗하지 않고, 위생 걱정도 해야하며,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건강까지 걱정 해야하는 진출하기 어려운 나라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IT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고, 게임사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이 있지만 그 누구도 인도라는 시장을 쉽게 도전하지 않는다"며 "크래프톤은 그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이른바 '똘끼' DNA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서 25년 이상 일하면서 감정적으로 와 닿았던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동안 한국 상장사에는 투자한 적이 없었던 투자자가 있었는데, 크래프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눈여겨 보시고 투자를 고려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아직은 투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그런 검토를 받는 것 만으로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유의미하다는 개인적인 소회가 든다"고 밝혔다.

◇ 조(兆) 단위 주식 부호 오른다

오는 8월 크래프톤의 상장이 순탄히 진행된다면 장병규 의장은 조(兆) 단위 주식 부자에 등극한다.

크래프톤이 제출한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장 의장은 공모 후 회사 주식 703만주를 보유하게 된다. 크래프톤의 주당 공모 가격은 49만8000원. 크래프톤 상장 이후 장 의장은 주식 가치는 무려 3조5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장 의장은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을 '교두보'로 삼고, 인도를 넘어 중동과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또 게임을 중심으로 '영화' '웹툰'를 만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한 단계 도약을 준비중이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 자서전을 통해 "돈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뭔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느낀다. 돈 버는 것 자체가 재미가 없고, 돈이 많다고 해서 자존감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들과 뭔가를 이뤘을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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