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아직 김연경과 12명의 배구 선수들이 있습니다 [도쿄 라이브]
[스포츠경향]

염혜선은 울었고, 박정아는 시크 그 자체, 김연경은 웃었다.
올림픽 구기의 밤 31일, 여자 배구 한일전은 극적이었다. 7-8에서 김연경의 공격이 블로킹 맞고 떨어졌을 때 선수들의 발이 붙었다. 김연경이 펄쩍 뛰며 화를 냈다. 김연경은 “그때 막 욕하고 그런 것 같은데?”라며 웃었다. 자세를 고쳐잡은 대표팀은 그때부터 분위기가 살았다. 김연경의 오픈 공격과 단독 블로킹 등이 나오면서 9-9 동점에 성공했다.
일본 배구 특유의 ‘질식 수비’가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때리면 받아내고, 때리면 받아냈다. 11-12에서 김연경이 후위로 빠졌다. 대표팀의 위기였다. 전위의 박정아는 이날 자주 흔들렸다.
김연경의 서브 때 시마무라 하루요의 공격이 통했다. 코가 사리나의 서브가 빠지면서 12-13이 됐지만 일본 에이스 이시카와 마유의 오픈이 꽂혔다. 12-14 세트 포인트였다. 선수들이 둥글게 모였다. 박정아는 “몸 한 번 날리고, 블로킹 한 번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소리 질렀다”고 했다. 박정아가 날았다. 지독한 랠리 속 박정아의 공격이 연달아 힘으로 밀어 붙이며 14-14가 됐다. 원포인트 서버 안혜진의 목적타 서브가 리시브를 흔들었다. 이번에는 이시카와의 공격이 블로킹 위로 날았다. 온 몸을 날리는 수비가 이어지며 박정아가 다시 한 번 힘을 짜냈다. 일본 블로커를 맞고 떨어진 공이 우리 코트 왼쪽 라인 밖을 향했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어깨를 겯고 빙빙 돌았다. 라바리니 감독도 그 사이로 날아 들어왔다. 박정아는 “감독님이 같이 어울린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염혜선은 펑펑 울었다. “제가요, 일본을 오늘 처음 이겼어요”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니 “내가 V리그 우승하고도 안 울었다”고 웃었다. 박정아는 “우와 기분 날아갈 것 같다”면서도 “난 안 울었다”고 했다. 5세트 막판 대역전의 주인공이었음에도 “세트별로 기복이 있어서 맹활약까지는 아닌 것 같다. 이기는 데 보탬돼서 좋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진짜 힘든 경기였다”고 했다. 일본은 경기 내내 김연경을 괴롭혔다. 서브와 블로킹 등이 모두 김연경을 노렸다. “초반부터 일본이 나를 괴롭혀서 많이 힘들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 함께 해줘서 이겼다”고 했다.
극적인 역전승은 일본의 서브와 공격 패턴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더해 모두 함께 몸을 던진 ‘팀 워크’ 덕분이었다. 김연경은 “일본 질식수비 뚫었다.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친 덕분”이라고 했고 박정아는 “우리가 더 간절했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이 코트에서 막 소리지르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라고 웃으며 “그래도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자매처럼 끈끈하다. 아주 특별한 힘”이라고 말했다.

이날 축구는 8강에서 멕시코에 3-6으로 졌고, 야구는 미국에 2-4로 졌다. 방송 3사의 중계는 축구와 야구를 향했다. 하지만 여자 배구만 이겼다. 김연경은 “경기 끝나고 다른 경기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선수촌에 걸었던 현수막은 일본의 반발에 걷어 치웠지만 지금 도쿄에는 김연경을 비롯한 12명의 여자 배구 대표선수들이 있다.
1차 목표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염혜선은 “목표 수정! 이제 메달 따러 간다”고 했다. 김연경은 “갑자기? 메달?”이라고 웃더니 “애들이 너무 열심히 한다. 좋은 사인이다. 한 번 더 기적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도쿄|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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