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 1시간 기다렸는데"..고대했던 공군 에어쇼는 '노쇼'

공군 '블랙이글스', 행사 6시간 앞두고 취소 통보
관광객들엔 취소안내 없어..장흥군 "많은 사람 올지 몰라"

장흥군 주민들이 7월29일 탐진강변에서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연습 장면을 보고 있다. 하지만 행사일인 7월31일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 News1

(장흥=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장흥군 상공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군 특수비행단의 에어쇼가 행사 당일 취소돼 주민과 관광객들이 허탈해 했다. 더욱이 에어쇼 취소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상당수가 뙤약볕 아래 1시간 이상 기다리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1일 장흥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부터 15분간 장흥읍 탐진강 인근 상공에서는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이날 에어쇼는 14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 개막행사를 위해 유치됐으나 코로나19 감염 여파가 지속되면서 물축제는 취소됐지만 장흥군은 볼거리 제공과 코로나19 극복 기원을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공군 특수비행단은 지난달 29일 장흥 상공에서 예행연습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으나 에어쇼 당일 오전 9시 갑작스럽게 장흥군에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

밤 사이 비는 내렸으나 날이 밝으면서 하늘이 맑게 개 에어쇼 진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장흥군은 행사 6시간 전 취소 통보를 받고 부랴부랴 지역민들에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마을 방송으로 취소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수일 전부터 대대적인 홍보가 이어져 휴가철과 함께 주말을 맞아 이날 장흥지역에는 관광객 등 외부에서 많은 인파가 모였다.

행사가 취소된지 모르는 사람들은 에어쇼를 구경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도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하늘을 쳐다보며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결국 기다렸던 공군 전투기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허탈해하며 발길을 돌렸다.

장흥군이 언론에 배포한 공군 에어쇼 홍보자료© 뉴스1

일부에서는 에어쇼 연습 당시 전투기 소음에 놀란 축산 농가들이 가축 피해를 우려해 공군 측에 항의해 취소됐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관광객 이모씨(49·여)는 "쉽게 볼 수 없는 에어쇼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주에서 장흥까지 왔지만, 아무런 안내도 없이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며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위해 행사 취소 소식이라도 알려줬으면 더위에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흥군은 당초 비대면 유튜브 중계행사로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공군으로부터 갑자기 기상상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행사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아 주민들에게는 긴급 연락망 등을 이용해 알렸다"면서 "코로나19 시기에 외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일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04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