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피시(PC)한게 대체 뭔데? -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이상원 기자 2021. 8. 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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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멸칭으로 쓴다.

'프로 불편러'가 '시도 때도 없이 트집 잡는 사람'이라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바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에 깊은 반감을 가진 이라면, 토론 참가자 중 한 사람인 조던 피터슨은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이 토론에서 그는 '정치적 올바름이란 집단주의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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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추천하는 책]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조던 피터슨 외 엮음
프시케의숲 펴냄

어떤 이들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멸칭으로 쓴다. ‘프로 불편러’가 ‘시도 때도 없이 트집 잡는 사람’이라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바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다르지 않다. 여기 대응하는 SJW(사회적 정의의 전사)라는 말이 있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는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토론을 정리한 책이다. 정치적 올바름에 깊은 반감을 가진 이라면, 토론 참가자 중 한 사람인 조던 피터슨은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토론토 대학 교수인데 정치적 올바름이나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영상으로 유명하다. ‘남녀 임금차별은 없다’는 주장을 담은 영상은 한글 자막도 달려 널리 퍼지고 있다. 이 토론에서 그는 ‘정치적 올바름이란 집단주의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반대편에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미셸 골드버그와 조지타운 대학 교수 마이클 에릭 다이슨이 있다. 골드버그와 다이슨은 정치적 올바름에 저항하는 이들이 과하게 우려한다고 본다. 미국 1980~1990년대 ‘인디언’이나 ‘저능아’, 동성애자를 빗댄 농담을 사회적으로 금할 때에도 비슷한 종류의 반발이 일었지만 결국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다이슨은 소수자의 집단주의가 태동한 배경을 지적한다. 다수자가 먼저 개인이 아니라 ‘흑인’ ‘여성’이라고 명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토론자는 스티븐 프라이다. 영국 배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조던 피터슨과 같은 입장에 선 그는, 정치적 올바름 운동의 효과를 의심한다. 정치적 올바름은 “살아 있는 송어 같아서 움켜쥐려 애쓸수록 멀리 도망가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이나 언어교정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이용해 투쟁하는 것이 더 나은 길이라고 여긴다.

이 토론은 이전투구가 되지 않는다. 각자 가진 지식과 견해를 토대로 논박이 이어진다. 어떤 관점에서 보든 흥미로운 책.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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