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대표팀 훈련 도운 조선대 김준형-권현우, "뜻 깊은 경험"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섰다. 스페인과 캐나다에게 패한 대표팀은 1일 오후 9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세르비아와 A조 예선 세 번째 경기를 갖는다.
대표팀 경기를 어느 누구보다 더 관심있게 지켜보는 선수가 있다.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대표팀과 함께 땀을 흘린 김준형(195cm, C)과 권현우(195cm, F/C)다. 조선대 소속인 두 선수는 6월 24일 트레이너로 선수촌에 합류해 한 달간 대표팀 훈련을 도왔다.
김준형은 “강양현 감독님께서 대표팀에 한 번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셔서 감사하게 다녀왔다.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고 했고, 권현우는 “저희도 영광이었지만, 기회를 주신 전주원 감독님, 이미선 코치님께 감사 드리고, 강양현 감독님께도 감사 드린다. 언제 여자대표팀과 운동을 할 수 있겠나? 처음이지만,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한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주로 빅맨들과 몸 싸움을 훈련하고, 5대5 훈련에서 수비와 빠른 백 코트를 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았다.
김준형은 “처음에 누나들이라서 몸 싸움을 하면 다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주원 감독님께서 외국선수들은 더 심하게 몸 싸움을 한다고 하셔서 편하게 남자 선수처럼 했다”며 “누나들도 좋게 받아들이며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했다. 그래서 수비도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구체적인 훈련 내용을 들려줬다.
두 선수와 함께 입대를 앞둔 전태영도 대표팀 훈련을 소화했다. 프로 무대 경험이 있는 전태영이 있었기에 여러 가지에서 도움을 받았을 듯 하다.
김준형은 “전태영 형이 프로에 있었으니까 움직임이나 골밑 플레이와 볼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등 농구를 많이 알려줬다. 태영이 형과 쉬는 시간에 농구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기억했고, 권현우는 “태영이 형이 가드를 맡았다. 어느 타이밍에 스크린을 걸면 좋고, 투맨 게임일 때 어떻게 움직여야 기회가 나는지, 저로 인해서 동료의 기회가 어떻게 날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알려줬다”고 전태영에게 배운 점도 설명했다.
두 선수는 대표팀에 뽑혀야만 생활이 가능한 진천선수촌에서 한 달을 보냈다.
김준형은 “김연경, 진종오 등 다른 종목 스타선수들을 봐서 신기했다. 제가 그런 곳에 있는 게 영광이었다. 밥은 진짜 너무 맛있었다. 평소 먹는 것과 다르고, 식단에 맞춰 몸에 좋은 것도 나왔다. 최상급이었다. 선수촌에 있는 웨이트 시설, 숙소 등 모든 게 너무 좋았다”며 “선수촌을 처음 경험했는데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했다.
권현우는 “꿈에 그리던 생활이었다. 너무 좋았다. 모든 종목 국가대표를 봤다. 큰 영광이었다. 밥은 물론이고, 시설도 S급이라서 너무 좋았다”며 “그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김준형과 비슷한 말을 했다.
김준형은 “국가대표와 운동할 기회가 없었다. 대표팀과 운동을 같이 하니까 30분 일찍 나와서 몸을 풀거나 1시간 일찍 나와서 보강 운동하는 걸 보고 자기 몸 관리를 방법을 많이 배웠다. 누나들이 모션오펜스를 할 때 움직임과 스크린도 활용하는 게 달랐다”며 “그런 걸 느껴서 저도 운동할 때 30분, 1시간 일찍 나와서 보강운동 등을 할 거다”고 했다.
권현우는 “끝까지 해야 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저희는 감독님 등이 말씀하시면 멈추는데 누나들은 끝까지 하려고 했다. 누나들 체력이 더 좋았다. 그 부분도 배웠다. 특히, 누나들이 이 악물고 한다는 걸 보고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보다 훈련시간도 긴데 훈련 강도가 높았다. 그럼에도 누나들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함께 훈련하며 느낀 점을 전했다.
두 선수는 입을 모아 “누나들이 운동을 열심히 했기에 좋은 경기를 할 거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팀은 비록 2패를 당했지만, 이전보다 훨씬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흔치 않은 여자대표팀과 훈련 경험을 쌓은 김준형과 권현우는 이제 조선대에서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사진_ 김준형, 권현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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