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스 레터] 여름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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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을 잊지 못한다.
매양 여름이 더운 거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찜통 같은 열기가 24시간 내리 이어지는 열대야가 한 달을 넘긴 건 에디터가 기억하는 삶 속에서 유일무이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 여름은 폭염을 대비해 초여름부터 에어컨 점검에 나선 에디터를 비웃듯 끔찍한 무더위 대신 기록적인 폭우가 연일 이어졌다.
진짜 동남아라도 된 듯 스콜이 수시로 쏟아지는 대한민국의 2021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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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을 잊지 못한다. 매양 여름이 더운 거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찜통 같은 열기가 24시간 내리 이어지는 열대야가 한 달을 넘긴 건 에디터가 기억하는 삶 속에서 유일무이했다. ‘이제 한국도 열대지방이 다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던 그 해, 뙤약볕 아래 방치된 자동차 보닛처럼 들끓던 한반도는 열기를 식히는 장마는커녕 소나기조차 드물었다. 일명 마른장마. 한국은 물론 유럽과 오세아니아, 미국까지 폭염으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속출했고,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이 멈추지 않는 재앙 같은 여름을 보냈다.
매해 여름이 무섭다. 올해는 더울까? 수마가 할퀴고 간 처참한 모습을 마주할까? 매해 퐁당퐁당 새로운 재해가 공포 영화처럼 시시각각 몰려온다. 7월 하순을 맞이한 지금, 장마는 짧게 끝났고 하늘은 동남아 여느 나라처럼 새파랗기만 하다. 다채로운 모양의 뭉게구름이 하늘을 수놓는다. 가을에나 간혹 마주치던 청명한 하늘이 반갑다가도 갑작스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정신을 쏙 빼놓는다. 진짜 동남아라도 된 듯 스콜이 수시로 쏟아지는 대한민국의 2021년 여름. 그래도 맑은 게 낫다. 찜통 같은 더위에 숨이 막혀도 새파란 하늘을 캔버스 삼아 계곡에 뛰어들기 좋은 날씨다. 코로나도 무섭고 여름도 무서운 8월, 갈 곳은 결국 자연이다.
김경선 / skysuny@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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