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진주일까 거품일까.. 대장주 뛰어넘는 몸값에 '설왕설래'

이지운 기자 2021. 8. 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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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모주 시장 어디로?]② 카뱅 둘러싼 엇갈린 시선.. "국민·신한과 동일" vs "플랫폼 혁신기업"

[편집자주]지난달 말부터 다양한 기업의 IPO(기업공개)가 줄을 잇는 ‘공모주 슈퍼위크’가 막이 올랐다. 올 하반기 IPO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형주부터 중소형 기대주까지 라인업도 화려하다. 뜨거운 공모주 시장의 열기에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 증거금 등 각종 신기록도 쏟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모주가 고평가 논란 속에서 주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질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6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는 청약 흥행에도 여전히 고평가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카카오뱅크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며 이례적으로 상장도 하기 전 매도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올 하반기 데뷔 예정인 공모주 현황과 고평가 논란을 점검한다.

그래픽= 머니S 김영찬 기자

카카오뱅크가 공모주 청약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증권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기존 대형 은행들의 몸값보다 훨씬 높게 평가되면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플랫폼사업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를 혁신기업으로 인식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을 기존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크래프톤도 공모가 거품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시가총액 산정 과정에서 올해 추정 실적을 단순 계산으로 반영한 것에 더해 할인율을 인색하게 적용해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주목받은 만큼 논란도 큰 두 기업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국내 은행 배제한 공모가 책정… “아전인수식 해석”



카카오뱅크는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증권사 4곳에 들어온 청약 증거금은 총 58조3020억원이다. 카카오뱅크가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고평가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비교 대상 기업이다. 

공모가는 상장 주관 증권사의 평가에 따라 비교 대상 기업을 기초로 희망 공모가를 산출한 뒤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정해진다. 이후 정해진 공모가로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상장 후에는 장중 수급 상황에 따라 주가가 시시각각 변한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를 산정하면서 글로벌 인터넷 은행 4곳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미국의 여신중개회사, 브라질의 결제 서비스회사, 스웨덴 증권사, 러시아 은행 등을 비교 대상으로 제시했다. 총자산 대비 이익을 뜻하는 PBR(자산이익비율)은 평균 7.3배였다. 카카오뱅크의 확정 공모가는 이들 기업의 평균 PBR에 18%의 할인율을 적용한 숫자다. 

하지만 비교 대상에서 국내 은행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의구심을 자아냈다. 카카오뱅크의 PBR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공모가를 높이려고 일부러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은경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도를 배제한 채 해외 디지털 금융 사업자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건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공모가보다 38%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은커녕 주가가 반 토막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과 유안타증권도 앞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공모가 기준보다 낮게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15조5000억원으로 현재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총(18조원)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유안타증권도 적정 기업가치를 따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인 18조5000억원은 ROE(자기자본이익률)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몸값 35조’ 크래프톤, 포스코 시총도 웃돌아


크래프톤도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등 총 7개 비교기업을 선정해 공모가 거품 논란에 불을 지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크래프톤도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등 총 7개 비교기업을 선정해 공모가 거품 논란에 불을 지폈다. 크래프톤은 해당 기업들의 PER(주가수익비율)을 근거로 공모가를 책정하며 크래프톤의 PER을 45.2배로 잡았다. 이는 게임업종 대장주인 넥슨의 PER 12배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평가 시가총액 산출 과정에서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를 기초로 연환산 순이익을 예상했는데 1분기 순이익(1940억원)의 4배로 전망했다.

이 경우 크래프톤의 올해 추정 순이익은 7760억원이 된다. 여기에 시총이 지배주주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PER를 곱하면 35조원이 된다.

시총 35조원은 808개 상장사를 두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상위권에 위치한다. 지난 30일 기준 포스코(31조9540억원)를 비롯해 LG전자(25조7745억원) 현대모비스(25조2624억원) SK이노베이션(23조3938억원) 등을 웃도는 수준이다.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18조901억원) 보다는 약 2배, 코스닥시장 시총 5위인 카카오게임즈(6조6499억원) 보다는 8배 이상 큰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크래프톤이 공모가 논란에 시달리자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크래프톤은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공모가 희망밴드를 기존 45만8000~55만7000원에서 40만원~49만8000원으로 10% 몸값을 낮췄다. 

크래프톤 측은 몸값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들이 가진 잠재력을 강조했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M&A(인수·합병)에 70% 가량을 활용해 회사를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존 기업과 사업환경 큰 차이 없다” vs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3만9000원을 두고 제기되는 고평가 논란 또한 은행으로서 카카오뱅크가 지닌 강점과 한계를 모두 보여준다. 증권가에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카카오뱅크도 결국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아 기존 은행과 크게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카카오톡’이라는 범국민적 플랫폼 사용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혁신기업으로 볼지, 아직 기업대출, 주택담보대출도 출시하지 않은 반쪽짜리 은행으로 보는지에 따라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관건은 둘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다. 사업의 본질을 따져 기존 은행과 다르지 않다는 측면에서 보면 기업가치에 대한 의문은 이어진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수익구조는 예대마진 중심으로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펀드, 보험(방카슈랑스), 자산관리(WM) 등 사업영역을 넓혀 비이자이익을 확대해야 한다.

기업금융과 주택담보대출 역시 과제다. 시중은행은 발로 뛰는 ‘현장 영업’을 벌여 기업대출을 확보해왔으나 카카오뱅크는 영업점이 없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잔액 면에서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규제가 까다롭고 제출 서류가 많아 ‘100% 비대면’이 가능할지 의문이 따른다. 최근에는 전월세대출 심사 지연 문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은행법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비은행 서비스로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은행이 금융지주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증권·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는 이미 카카오페이가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IPO 기자간담회에서 ‘넘버원 리테일뱅크’, ‘넘버원 금융플랫폼’ 두 가지를 미래비전으로 꼽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영업모델 및 수익성 구조 측면에서 시작부터 다르다”며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업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를 단순한 은행 종목이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금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MAU(월간 실사용자 수) 1위다. 국내 전체 앱으로 봐도 14위다. 만 14~19세 인구의 39%를 끌어들였다. 50대 이상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 전체 이용자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15%로 높아졌다. 

카카오뱅크 앱을 사용하는 고객 수는 2017년 기준 100만명에서 올해 3월 기준 1635만명으로 증가했다. 넘버원의 타이틀을 증명한 셈이다. 또한 100% 모바일 앱 기반 UI·UX(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를 통해 은행 상품의 지속적인 디지털 혁신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와 잠재 시장 규모를 넓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개시 이후 4년 동안 여·수신은 연평균 64% 성장했다. 1년 반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자·비이자 영업수익 역시 연평균 127%로 늘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전용 금융 플랫폼의 혁신을 기반으로 나타났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독보적인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마이데이터 서비스, 해외시장 진출, B2B(기업간 거래) 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 측면에서도 ‘카카오’이기에 성공적인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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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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