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듀스 피말리는 접전.. 여자배구, 일본 꺾고 8강 진출

도쿄/양지혜 기자 2021. 7. 3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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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5세트 접전 끝에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1964 도쿄올림픽 금메달 팀인 일본은 이날 패배로 8강 진출을 못할 위기에 놓였다.

31일 일본전을 승리하고 포효하는 김연경./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조별리그 A조 4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한국팀 주장 김연경은 양 팀 최다인 30득점을 폭발시켰다. 박정아 15득점, 양효진 12득점 등 다른 선수들도 고르게 힘을 보탰다.

한국은 1세트부터 김연경이 6득점으로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25-19로 먼저 첫 세트를 가져오며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일본도 2세트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김연경이 7득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리시브가 불안해지면서 세트 스코어 1-1 동점을 내줬다.

일본 코트를 향해 공을 내리꽂는 김연경./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양 팀이 팽팽하게 맞붙었던 3세트 후반엔 김연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20-21로 밀린 상황에서 김연경의 공격 성공과 박정아의 블로킹 득점으로 24-22로 역전했다. 김연경은 세트 포인트 상황에서 네트 앞에서 강타가 아닌 부드럽게 빈 공간을 노리는 월드클래스 기술로 3세트를 잡았다.

홈 팀 일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세트 들어 한국이 체력 및 집중력 저하를 나타내자 주포 코가 사리나와 이시카와 마유 등 주축 선수들이 맹공을 퍼부어 낙승했다.

운명의 5세트. 한국은 12-14까지 밀려 일본에 매치 포인트를 내줘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승부의 순간에 강한 ‘클러치 박’ 박정아가 나섰다. 박정아 연속 스파이크 득점으로 14-14 듀스를 만들었고, 일본의 공격 범실로 한국이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다시 박정아가 이날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득점을 해내며 한일전 승리를 매조졌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8월 2일 열리는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전 승리 후 기념사진 찍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일전이 끝난 후 코트는 눈물 바다로 변했다. 선수들은 감격에 겨워 서로를 얼싸안았다. 세터 염혜선은 믹스트존에서도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일본전을 처음 이겨봤다. 부담이 컸는데 결국 이겨서 정말 기분이 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하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줘서 너무 고맙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메달”이라고 했다.

주장 김연경도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 일본전 승리는 언제나 뜻깊다.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거둔 승리”라면서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일본을 3번 만나 1번졌는데, 그게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이었다. 오늘 이겨서 조금이나마 그 때 아쉬움을 또 갚았다”고 했다.

일본전 승리 후 서로 엉켜 기뻐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라바리니 감독은 “VNL에서는 대표팀이 불안한 모습이 있었지만, VNL 이후 (김)수지와 (김)희진 등이 합류했고 훈련으로 팀워크를 다져 올림픽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주장 김연경의 리더십 하에 선수들이 수비와 공격 모두 끈끈하게 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는 계속 한경기씩 더 이기는 것이다. 일단 8강에 진출했으니 그 경기를 이기면 또 새로운 무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 미소와 함께 양 손으로 ‘♡’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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