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수비수 최고액' 화이트, 빌드업 중심 될까?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7. 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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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널, 구단 역대 수비수 최고액 5000만 파운드로 화이트 영입
▲ 화이트, 전진 패스-볼운반에 강점이 있는 후방 빌드업 센터백
▲ 화이트, 센터백-오른쪽 풀백-수비형 미들까지 다양한 포지션 소화
▲ 화이트, 볼경합-공중볼 약점(최하위권) & 스리백에서 주로 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잉글랜드 수비수 재능 벤 화이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아스널의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오른쪽 빌드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스널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화이트 영입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5000만 파운드(한화 약 800억)이고, 계약 기간은 기본 5년(2026년 6월 30일까지)에 추가 옵션으로 1년이 더 포함되어있다. 5000만 파운드라는 금액은 브라이턴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한다.

화이트 영입에 대해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우리가 선호하던 타겟이었다. 계약을 완료하게 되어 기쁘다. 리즈와 브라이턴이라는 좋은 구단에서 교육을 잘 받으며 성장한 선수이다. 그는 본인이 얼마나 큰 재능을 가지고 있는 지 증명해냈다. 그가 우리의 장기 미래 계획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아르테타 감독의 입맛에 맞는 유형의 수비수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감독의 밑에서 수석코치로 있으면서 전술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아르테타의 아스널은 후방 빌드업에 전술적인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지난 시즌 아스널의 공격 시퀀스당 패스 횟수를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스널은 공격 시퀀스당 4.3회의 패스를 기록하면서 맨시티(5.4회)와 첼시(4.8회), 리버풀(4.4회)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는 초당 1.16m로 맨시티(1.1m/s) 다음으로 느렸다. 즉 인내심을 가지고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전개했다는 소리다.


다만 아스널의 지난 시즌 아쉬웠던 부분은 후방 빌드업이 왼쪽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데에 있다.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의 왼쪽에 위치하는 자카가 수비 라인으로 내려오면서 포백에서의 왼쪽 측면 수비수와 스리백에서의 왼쪽 센터백으로 서는 키어런 티어니와 함께 아스널의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다. 이는 아스널의 패스맵(하단 그래프 참조)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아스널의 공격 방향 비율은 왼쪽이 40%로 애스턴 빌라(44%)와 크리스탈 팰리스(4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2%), 셰필드 유나이티드(41%)에 이어 공동 5위에 해당했다. 이들 중 아스널보다 순위가 높은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위)가 유일했다. 오른쪽 공격 비율을 늘릴 필요성이 있었던 아스널이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화이트는 아스널이 필요로 했던 선수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화이트는 센터백으로는 볼 다루는 기술이 좋고 패스 능력도 준수하며 무엇보다도 전진성이 강한 선수이다. 이는 그의 세부 기록들을 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모든 기록들은 전체 출전 시간의 50%에 해당하는 1710분 이상 출전한 선수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먼저 그는 상대 선수를 제치면서 5미터 이상 드리블을 성공시킨 횟수가 18회로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수비수들 중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맨시티 유스 출신인 풀럼 수비수 토신 아다라비오요가 기록한 11회였다.


전체 드리블 성공 횟수 역시 24회로 PL 센터백들 중 당당히 1위였다(2위는 셰필드 유나이티드 센터백 크리스 바샴의 21회). 이는 아스널 센터백들과 비교하면 독보적으로 많은 수치에 해당한다(롭 홀딩 8회,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5회, 칼럼 체임버스 4회, 다비드 루이스 3회).

이에 더해 그의 지난 시즌 패스 성공 횟수는 1453회에 달했다. 이를 아스널 센터백들과 비교하면 홀딩(1568회)에 이어 2위이다. 브라이턴 자체가 아스널보다 팀 전체 패스 숫자가 2000회 정도 더 적다는 점(아스널 20124회, 브라이턴 18185회)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유의미한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그는 전체 패스 중 전진 패스 비율이 40.1%로 PL 센터백들 중 전체 9위였다. 아스널 센터백들은 그 누구도 40% 이상의 전체 패스 중 전진 패스 비율을 기록하지 못했다(체임버스 38.6%, 루이스 36.1%, 마갈량이스 35.1%, 홀딩 34.2% 순).


브라이턴은 기본적으로 하위권에 위치한 팀(지난 시즌 16위)인 데다가 팀 득점 역시 40골로 15위에 그치고 있었다 보니 그의 공격 재능을 발휘할 여건이 되지 않았으나 2019/20 시즌,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면서 PL 승격에 성공한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당시 그는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에 힘입어 그는 12.44골의 기대 득점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챔피언십 센터백들 중 해당 부문에 있어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했다. 이것이 그가 챔피언십에서 뛸 때부터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화이트는 90분당 전력질주 횟수에서 12.8회로 PL 센터백들 중 에버턴 수비수 벤 고드프리(15.6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순간 최고 속도는 33.8km/h으로 PL 센터백들 중 11위에 해당했다. 즉 센터백으로는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기본적으로 그는 총 출전 시간 3195분 중 오른쪽 센터백으로 2177분을 소화했고, 포백의 중앙 수비수로도 113분을 뛰면서 센터백 역할로만 2290분을 출전했다. 이는 전체 출전 시간 대비 71.7%에 달하는 비율이다.

하지만 그는 팀 사정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역할(풀백과 윙백)도 수행했다. 실제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211분)와 중앙 미드필더(오른쪽 454분, 왼쪽 24분)로 총 689분을 뛰었고, 포백의 오른쪽 풀백(214분)와 스리백의 오른쪽 윙백(100분)으로 314분을 소화했다. 기본적으로는 4-2-3-1(27경기) 포메이션을 쓰고 있지만 팀 사정에 따라 스리백(9경기)도 플랜B로 활용하고 있는 아스널이기에 그의 멀티성을 상황에 따라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기본적인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는 가로채기 62회로 PL 전체 선수들 중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센터백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는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센터백 1위이자 전체 1위는 사우샘프턴 센터백 얀 베드라넥으로 84회).

태클 성공 횟수 역시 49회로 센터백들 중에선 11위였다. 당연히 아스널 센터백들보다는 많은 수치다(홀딩 43회, 마갈량이스, 25회, 루이스 12회, 체임버스 7회). 아스널 선수 전체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그라니트 자카(50회)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물론 태클과 가로채기가 많은 게 센터백에게 있어선 무조건 좋은 건 아닌 데다가(태클과 가로채기는 실패할 시 위기로 직결되기에 센터백보다는 앞선에 위치한 선수들이 많이 시도하는 편에 속한다. 센터백은 위치 선점이 중요하다) 브라이턴이 아스널과 비교했을 때 더 수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긴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의 대인 수비력 자체가 상당히 준수한 편이라는 걸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먼저 그는 몸싸움에 약점이 있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볼 경합 승률은 50.2%로 PL 센터백들 중 최하위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의 공중볼 경합 승률은 49.5%로 바샴(47.4%)과 리즈 유나이티드 센터백 파스칼 스트뤼크(48.9%)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치다. 센터백으로 다소 작은 편에 해당하는 182cm의 신장에서 오는 태생적인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약점으로 인해 그는 PL 무대에선 포백에서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브라이턴은 지난 시즌 38경기 중 무려 29경기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다. 포백을 쓴 경기는 단 9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화이트가 포백에서 센터백 역할을 수행한 경기는 4경기가 전부이다.


스리백에서의 좌우 센터백은 수비 커버와 대인 수비를 주로 하고 있다. 스리백의 중앙에 스위퍼형 센터백이 버티고 있기에 몸싸움과 공중볼에 약점이 있는 부분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포백에선 다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아스널은 화이트에 맞게 스리백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포백에서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화이트를 배치해 비대칭 포백(왼쪽 측면 수비수인 티어니가 공격적으로 올라가고 화이트는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형태)을 운영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분명한 건 화이트의 가세로 아스널이 이제 오른쪽 후방 빌드업에서도 일정 부분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화이트가 아르테타 감독이 원하는 유형의 센터백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게다가 이제 그의 나이는 만 23세에 불과하다. 센터백으로는 아직 어린 나이다. 충분히 발전할 여지가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아스널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 역사상 센터백들 중 최고액이자 전체 포지션을 따져보더라도 니콜라스 페페(8000만 파운드)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5600만 파운드)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5000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그가 하기에 따라 아스널 수비의 십년대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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