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000억 이상 쓴 삼성전자의 올림픽마케팅 전략은 '로우키(Low key)'

신은진 기자 2021. 7. 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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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메달 수상 뉴스가 속속 날아들자, 이들을 후원하는 대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림픽의 톱 스폰서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도쿄올림픽 마케팅 활동을 거의 펼치지 않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괜히 국내 반일(反日) 감정만 자극하지 않을까 상당히 조심하는 모양새다. 반면 현대차는 비인기종목인 양궁을 오랫동안 후원해온 것이 새삼 주목받으며,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마케팅 효율을 거뒀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4년마다 1000억원 이상씩 후원하는 삼성전자의 로우키(Low key) 올림픽 마케팅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8년까지 열리는 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스마트폰부문(IM)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다케다 쓰네카즈 IOC 마케팅위원장./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은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TOP·The Olympic Partner)’이다. IOC는 분야별로 톱 기업을 1개만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2018년 12월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토마스바흐 IOC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8년까지 열리는 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기로 스폰서 계약을 연장했다. 당초 삼성전자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2024년 파리올림픽에 이어 2026년 겨울, 2028년 LA올림픽까지 공식후원사로 참가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속해있는 ‘톱’ 스폰서는 4년마다 1억 달러(1000억원) 정도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정치권에서 삼성전자가 올림픽을 중단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합의한 ‘2032년 남북공동올림픽 유치’작업에 차질을 빚을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결국 여러가지를 고려해 올림픽 톱 후원사 계약을 연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올림픽 톱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이번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선수 전원에게 약 1만7000대의 ‘갤럭시S21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 등이 담긴 구디 백을 증정했다. 일본·미국 등에서는 올림픽을 내세운 TV광고 등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마저도 하고 있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는 올림픽 마케팅에서 로우키(low-key·이목을 끌지 않도록 절제하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37년간 500억원 양궁후원에 집중한 현대차, 정의선회장 지방훈련장 방문·선수 격려전화도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 시상식을 마치고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안산은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에 이어 개인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이 됐다. 2021.7.30.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후원으로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미국 뉴욕, 워싱턴DC, 디트로이트 등을 방문한 뒤 곧바로 도쿄로 날아갔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양궁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그룹은 37년간 500억원 이상을 양궁 후원에 투자했다. 재계에서는 “비인기종목을 뚝심있게 후원하고 있는 현대차의 스포츠후원전략을 다른 대기업도 본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달 진천선수촌 양궁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했고,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한 안산(20)선수가 경기 전 각종 온라인사이트에서 폭언과 비난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직접 격려전화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대한핸드볼협회는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선수와 코치진 1인당 1억원, 은메달은 5000만원, 동메달은 3000만원, 4위는 10000만원을 주기로 정했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장사를 맡아 펜싱을 응원하고 있다. 펜싱협회는 개인전 금메달 5000만원, 단체전 1억원 등의 포상금을 책정했다.

◇사재 털어 지원하는 재계 총수들

개인 돈을 털어 스포츠팀 선전을 응원하는 재계 총수들도 있다. 한국배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여자배구 대표팀에 사비로 금일봉을 전달했다. 연맹은 4강 이상 성적을 거두면 1억원 이상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사비를 털어 사이클대표팀에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메달 여부와 관계 없이 선수, 코치진에게 최소 5000만원을 지급하고 메달을 딸 경우에는 포상금을 더 주기로 결정했다. 자전거연맹이 사이클 대표팀에 포상금을 지급하면 구 회장이 사비로 동일한 액수를 얹어 두 배로 제공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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