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도쿄올림픽 '태권도 스타' 된 BBC 해설자
그런 영국 태권도계에서 올림픽 출전선수가 아닌 해설자가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고 가디언 등 영국 현지언론이 전했다.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부상으로 분루를 삼킨 루탈로 무함마드(30)가 그 주인공이다.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이하급에서 은메달(2016 리우)과 동메달(2012년 런던)을 목에 걸었던 그는 3연속 출전과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대신 BBC 태권도 해설자로 나선 그는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설로 인기를 얻었다. 냉정과 열정, 유머가 교차하는 해설이 비결이었다.
무함마드가 시청자의 이목을 끈 대표적 장면은 지난 27일 한국 이다빈이 영국의 비안카 워크던을 꺾은 여자 67㎏ 초과급 준결승전 막판. 그는 벌떡 일어선 채 워크던을 열정적으로 응원하다 이다빈의 ‘버저비터 득점’으로 승부가 뒤집히자 머리를 감싸 쥐더니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 버렸다. 5년 전 리우올림픽 결승전에서 본인이 경기 종료 직전 역전패를 당한 경험이 있는 터라 아쉬움이 더 컸을 법도 하다.
당시 그는 코트디부아르의 셰이크 살라 시세에게 경기 종료 2초 전까지 6-4로 앞서다 상대 발차기에 안면을 강타당해 6-8로 무릎을 꿇었다. 믿을 수 없는 패배에 매트에 주저앉았던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눈물을 참지 못하며 “늦은 시간까지 격려해준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시간이 부족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아쉬움을 곱씹은 바 있다.
나흘간 진행된 태권도 종목 해설을 하면서 그는 SNS 등을 통해 수많은 응원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5년 만에 올림픽 태권도 경기를 볼 수 있게 돼 흥분한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반응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사람들이 태권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내가 태권도라는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만큼 나의 해설에 대한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태권도 해설을 마친 그는 이제 3년 뒤 파리올림픽을 주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한테서 태권도를 배우며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웠다는 무함마드는 아직 목에 걸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톱 옆 일어난 살갗, 뜯어내면 안 되는 이유 [건강+]
- 20살 한국 여성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올랐다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광주 실종 여중생 경기 이천서 발견됐다…빌라 제공 男 조사
- “가해자 누나는 현직 여배우”…‘부산 20대女 추락사’ 유족 엄벌 호소
- “엄마 나 살고 싶어”…‘말없는 112신고’ 360여회, 알고보니
- 아이 보는데 내연남과 성관계한 母 ‘징역 8년’…같은 혐의 계부 ‘무죄’ 왜?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