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美 증시 상장 더 어려워진다, 미당국 규제강화

중국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문이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들의 주식 상장 심사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SEC는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잠재적 위험성과 관련해 더 많은 공시를 요구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기업들이 페이퍼컴퍼니 주식을 상장할 때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과 중국 정부의 조치가 재무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미중간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내려진 이번 조치는 미국정부의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과 자국 국민 이익 침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전략산업 분야의 중국기업들은 실질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아래 있거나 공산당 소유라고 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일반 투자자들이 (자신이 산 주식이) 페이퍼컴퍼니의 주식임을 모르고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모든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면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 취소를 받을 위험성 등을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도 중국기업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할 것으로 계속 주문하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인 공화당 빌 해거티 의원과 민주당 크리스 밴 홀런 의원은 SEC에 중국 기업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고 압박해 왔다.

미국의 중국기업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자 중국 정부도 자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10일 인터넷안보심사방법 개정안을 통해 회원 100만명 이상인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해외 상장할 때는 반드시 당국으로부터 사이버 안보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안보 심사를 의무화했다.

회원 100만명 이상의 기준은 해외 상장을 검토하는 거의 모든 기업에 해당한다. 중국 기술기업의 해외 상장을 중국정부,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제어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미국 SEC의 규제 강화와 중국 당국의 규제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폭락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