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가는 북한 논밭 물 확보 비상

입력 2021. 7. 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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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네. 올 여름 더위 잘 견디고 계신가요?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피하는 북한 주민들 모습 지난 시간에 살펴봤는데요.

◀ 차미연 앵커 ▶

네. 폭염은 개인 건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특히 북한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는데요. 북한 상황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오세요.

◀ 조충희/김지은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북한 입장에서는 사실 제일 중요한 게 농업 아니겠습니까.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UN에 만성적으로 식량 문제를 보고하기도 했잖아요.

◀ 조충희 ▶

사실 생명체를 다루는 일이어서 농업과 축산이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죠. 올해처럼 봄기운이 이상하게 저온이고 비 많이 오다가 여름에 갑자기 폭염이 들이닥치고 이렇게 되면 특히 식량을 해결하는 농업 부문에 엄청난 피해가 있을 겁니다.

◀ 김지은 ▶

게다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코로나 때문에 국가적인 봉쇄도 있지만 전면적으로 차단을 하다 보니까 개인적으로도 소소하게 국경 교육을 하던 부분도 다 막히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북한 주민들이 다음 가을 겨울 생활이 어떻게 진행이 될지 많이 안타깝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폭염으로 인한 북한의 농사문제. 과연 어떤 게 있을까요?

"재해성 기후가 연이어 들이닥쳐서 정말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큰물 대비를 강조했잖아요. 물도랑 치고 물을 빼는 것에 집중했는데 폭염이 닥쳐버렸습니다. 이제 반대로 해야겠네요.

◀ 조충희 ▶

네. 꼭 반대로 해야 됩니다. 물 그냥 논에 잡아 놓으면 폭염 때문에 물이 따가워서 벼들이 데이거든요. 일정 정도 기온 조절해야 되고 물 높이도 조절을 해야 돼요. 강에서 대동강이나 청천강 이런데서 직접 물을 퍼다가 쓰는 지역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평양, 강계에서는 연풍호에서부터 몇 십리 씩 내려와서 쓰는 평안도 문덕, 숙천, 안주 아마 이런 지역은 죽어날 겁니다. 더운물 때문에. 그러니 엄청 고생하고 올려뛰고 내려뛰고 해도 사람의 힘으로는 아마 이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힘들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모든 농장들에서는 물 원천 확보사업을 적극 앞세워야 합니다. 졸짱과 굴포, 우물을 비롯한 가능한 껏 크고 작은 물 원천을 빠짐없이 찾아 이용해야 함"

◀ 차미연 앵커 ▶

졸짱과 굴포, 우물, 물 원천을 빠짐없이 찾아라. 이렇게 얘기하네요.

◀ 조충희 ▶

네. 졸짱이란 건 땅에다가 관을 박아가지고 물이 있는 깊이까지 관을 박아서 물이 나오면 양수기나 사람의 힘으로 퍼내는 게 졸짱이고요. 굴포는 지하수를 찾아가지고 지하수가 표면에 드러나게 호수처럼 저수지처럼 파놓는 게 굴포입니다. 졸짱하고 굴포는 지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물이 차고 시원해요. 그것도 활용하려면 전기가 있어야 돼요. 양수기. 전기 문제도 같이 풀려야 되고 이래저래 이번 더위에 농사가 엄청 안 될 것 같다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물관리공은 비가 많이 오면 물을 빼느라, 또 폭염에는 물을 대느라. 정말 쉴 틈이 없겠습니다.

◀ 조충희 ▶

이래저래 물 관리공들이 고생 많이 합니다. 물 대느라 빼느라 고생은 하지만 완전하게 해결하는 건 힘들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풀기 위한 매우 중요하고도 절박한 사업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 차미연 앵커 ▶

정말 절박함이 느껴집니다.

◀ 김지은 ▶

기본적으로 북한에서 식량은 자급자족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땅덩어리가 작고 논이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식량을 편안하게 식량 공급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지금처럼 기온이 갑자기 확 올라갔다가 초봄엔 비가 많이 왔다가 이런 이상기후 현상으로 아무래도 올 농사에 굉장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고 이걸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될까 북한 정부도 머리를 써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절박한 사업이라는데 물 확보를 못하면 북한 공무원들, 담당자들 어떻게 됩니까?

◀ 조충희 ▶

해결한다는 것보다는 현장에 나가서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됩니다. 그늘에 앉아있다가 먼데서 차 오면 위에서 간부 내려오니까 올려뛰고 내려뛰고 이런 거 보여줘야 되고, 그럼 해결 못해도 열심히 했다는 거 봐서 조금 용서는 되는데 엄청나게 혼납니다.

◀ 차미연 앵커 ▶

보여주기식인 것 같네요. 큰물도 걱정이기도 하고 폭염도 만만치 않은 걱정거리인데요. 농작물 병해충 문제도 북한으로써는 골치라고 합니다.

"고온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병해충에 의한 피해를 받지 않게 해야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벼는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자라잖아요. 덥다고 문제가 생기나요?

◀ 조충희 ▶

벼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같은데 35~36도 올라가면 안 좋고요. 지금처럼 더우면 지금이 벼가 수정하는 시기입니다. 수정률이 떨어져서 쭉정이가 많이 생깁니다. 쭉정이 많이 생기고 잎 마르는 병이 생겨서 더위가 가셔지지 않고 피해를 받으면 수정미 같은 거 문제가 생기면 아마 수확고가 50% 이상 감소하는 이런 피해까지도 오거든요.

◀ 김필국 앵커 ▶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대책은 있습니까?

◀ 조충희 ▶

수정률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이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어떻게 못 하고 잎 마르는 병 같은 거 생기면 얘네가 전염되거든요. 전체가 한꺼번에 생기는 게 아니고 일정한 지역에서 그 병이 생겨서 도열병이라든지 이게 처음엔 잎이 마르다가 나중엔 이삭까지 말라버리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퍼져나가지 않게 조절하고 물관리 잘 해주고 그래도 안 되면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쌀농사도 그렇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과수농가 피해도 굉장히 크다고 합니다.

◀ 김지은 ▶

네. 저도 뉴스 보면서 안타깝다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요. 한국처럼 여러 가지 상황이 북한보다 굉장히 환경도 좋고 이런 상황에도 그러면 북한 같은 곳에서는 어쩌면 더 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농업 뿐 아니라 축산도 문제죠?

◀ 조충희 ▶

네. 가축은 또 사람하고 다르잖아요. 온도 조절하는 능력이 그렇게 발달되지 못했습니다. 내가 94년도 폭염 때 청진닭공장 소조 책임자를 했는데 그때 닭들이 엄청 많이 죽었습니다. 사람은 그냥 그늘에도 찾아 들어가고 찬물도 마시고 하는데 얘네는 밖에 풀어놓으면 평안도 이런 지역은 소가 밖에서 그늘도 없어요. 그러니까 거기에서 폭염에 여러 가지 질병들도 생기고 또 스트레스 받아가지고 많이 피해를 입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농업용수 확보도 그렇고요. 축사 관리도 그렇고요. 이런 모든 산업에 제일 중요한 게 전력공급 아니겠습니까?

◀ 조충희 ▶

그렇죠. 전력문제가 북한에서는 가장 시급한 문제고 제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보통 여름철에 비가 많이 와서 수력발전도 제대로 돼야 되는데 반대로 됐거든요. 비는 안 오고 폭염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호수나 이런데 물이 많이 말라서 발전소가 수력발전에 많이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하고요. 이 상태가 계속 지속되고 이렇게 하는 것 보다는 빨리빨리 하나라도 개선해야 되는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근데 우리는 농업도 그렇고요. 건설도 그렇고 많은 부분이 기계화가 됐잖아요. 근데 북한 방송을 보면 중간중간에 땡볕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땡볕에 어떻게 일을 할까 싶은데 휴식시간 따로 보장이 돼있겠죠?

◀ 김지은 ▶

예를 들면 오전 11시 까지 일하고 2시 또는 2시 반 까지 조금 점심시간을 길게 주는 방법도 하기도 하고 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기본적으로 할 일을 하고 낮 시간에는 외부 활동보다 약간 안에서 하는 소롱소롱한 일 하고 그렇다고 해서 그 시간에 그냥 노세요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북한도 얼마 전에는 평양 살림집 건설장이나 인민경제 각 단위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작업을 정지한다. 내부 작업만 한다 이렇게도 얘기하더라고요.

"만장 공사를 비롯한 작업을 11시부터 16시까지 일체 중지시키며 그 시간에 내부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조충희 ▶

건설공사라는 게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폭염에 일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고 옛날에는 이렇게까지 유연하진 않았어요. 이전에는 자기네가 알아서 일찍 끝내고 늦게 나오고 낮 시간에는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위에서 시간까지 딱 정해주는 거 보니까 옛날하고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농장이라든가 야외에서 일하다가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겠습니다.

◀ 조충희 ▶

네 되게 많습니다. 이런 폭염에 사실 거기 나가서 일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물에 반사되는 열이 또 올라오거든요. 정말 숨이 턱턱 막혀요. 거기서 안 쓰러질 수 없죠. 살아남으면 다행이고

◀ 차미연 앵커 ▶

우리가 보통 더위 먹었다. 일사병 조심해라. 이런 얘기 하잖아요. 일사병하고 열사병도 또 있고 그렇잖아요.

◀ 김지은 ▶

일사병은 체온이 오르진 않아요. 심장에 부담이 되고 숨이 턱턱 막히고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이런 부분들은 일사병과 열사병이 비슷하지만 일사병은 체온 자체는 오르지 않고 열사병은 체온까지 올라요. 고열이 나니까 어떤 면에서는 생명이 위험도가 훨씬 더 가깝죠.

◀ 김필국 앵커 ▶

대북제재에 코로나19에 또 올 여름은 폭염까지. 북한 주민들 요즘 정말 힘들겠습니다.

◀ 조충희 ▶

화면으로 보이는 모습만 해도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한국의 농촌에 제가 나가보니까 풍(천막)을 가지고 나가서 일하는 집에 쳐놓고 아이스박스 가지고 나가고 거기다 아이스크림도 있고 막걸리도 있고 과일도 가지고 나와서 시원하게 먹으면서 더위를 쫓아내면서 일을 하는데 그런 것들은 못해도 최소한 기계라도 동원이 되고, 부족한 건 부족하다고 이야기 해서 가져다 쓰는 건 하나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김지은 ▶

기본적으로 북한은 자력갱생 간고분투 북한에서 굉장히 많이 하는 구호예요. 아무리 뭐가 없고 환경이 어려워도 우리 자체로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해나가자. 여러 가지 상황들이 안 좋은데 구호만 외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일도 아닌 거 같아서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안타깝고 북한 정권 당국자들이 생각을 깊이 해서 솔직하게 도움 받을 수 있는 건 정말 기탄없이 내놓고 얘기를 하고 도움을 받도록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국 내 국민들을 살렸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한 주민 모두가 이 폭염에는 손 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가 피부로 느껴지는데요. 이 찌는 듯한 더위도 슬기롭게 극복해야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남은 여름 조금만 더 힘내시고요.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 조충희/김지은 ▶

감사합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29035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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