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품은 시간과 기억..구지윤 아라리오갤러리 개인전

강종훈 2021. 7. 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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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도시 곳곳이 공사 중이다.

건물을 헐고 또 지으면서 도시 풍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현대 도시의 건물들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시멘트 덩어리일 수도 있지만, 구지윤(39)은 그 공간이 품은 시간에 주목한다.

구지윤은 "도시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에너지와 분위기를 그리고자 했다"라며 "특히 건물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그곳의 시간과 기억이 다 어디로 가고 어디에 저장될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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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윤 '혀와 손톱'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오늘도 도시 곳곳이 공사 중이다. 건물을 헐고 또 지으면서 도시 풍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현대 도시의 건물들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시멘트 덩어리일 수도 있지만, 구지윤(39)은 그 공간이 품은 시간에 주목한다.

종로구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다음 달 3일 개막하는 개인전 '혀와 손톱'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거나 변화하는 도시 모습에 대한 사유를 그림으로 옮긴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지윤은 현대 도시를 마치 생물체처럼 대하며 그곳에 존재하는 심리적 풍경을 포착한다. 직전 작업이 공사장을 통해 도시에 내재된 불안이나 공허를 드러냈다면, 신작에는 시간성을 더했다.

작가는 색이 바래고 낡은 오래된 건물을 보며 언젠가 사라질 운명에 처연함을 느낀다. 또 계속해서 헌것을 부수고 새 건물을 올리는 도시에 넘치는 욕망을 감지한다.

'혀와 손톱'은 도시에 대한 작가의 심리를 함축한다. 손톱과 혀는 모두 도시의 욕망을 상징하지만 대비되는 이미지다. 계속 자라는 손톱은 잘려 나갈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계속 만들어지지만 결국 헐리는 건물과 닮았다. 부드럽고 미끌거리는 혀와 달리 손톱은 딱딱하고 건조하다.

캔버스에는 도시 풍경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작가는 도시의 욕망과 기억을 구체적인 묘사가 아니라 색채와 선 등의 조형 요소들이 뒤엉킨 추상회화로 표현한다. 강렬한 색과 거친 붓 터치로 도시의 이면에 교차하는 감정을 시각화한다.

구지윤은 "도시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에너지와 분위기를 그리고자 했다"라며 "특히 건물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그곳의 시간과 기억이 다 어디로 가고 어디에 저장될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9월 25일까지.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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