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사업의 반전..한화큐셀·OCI 실적 역전 이유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들이 2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태양광 모듈 기업인 한화큐셀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적자를 낸 반면, 폴리실리콘 기업인 OCI는 10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골칫덩이'이었던 폴리실리콘 사업이 두 기업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는 올 2분기 영업이익 16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2011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이다. 반면, 한화큐셀은 영업손실 64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차이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은 폴리실리콘이다.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 부문에서 영업이익 1270억원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에서 가장 기초 자재다. 태양광 산업 벨류체인은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로 구성된다.
OCI와 한화큐셀은 각각 군산과 여수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했지만, 중국과의 가격 출혈경쟁에서 밀려 수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11년 kg당 60달러대에 판매되던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초 7달러대를 기록하며 10분의 1 수준으로 단가가 낮아졌다. 당시 폴리실리콘 원가가 kg당 8달러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원가에도 못 미쳤던 셈이다.
업황이 회복될 여지가 보이지 않자 결국 두 회사는 지난해 2월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 다만, 말레이시아에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했던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은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에 유지하기로 했다.
반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지난 6월 kg당 6.2달러까지 하락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그러나 지난해 3분기 kg당 10~11달러 수준으로 회복됐다. 화재와 홍수 등으로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되는 태양광 발전 수요가 증가했고, 증설 경쟁에 나선 웨이퍼 업체들이 폴리실리콘 선주문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6월엔 kg당 28.6달러까지 오르며 연초보다 2배 이상 급등했다.
OCI는 현재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OCI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연간 3만톤 생산 중인데, 군산의 유휴설비를 말레이시아로 이전해 내년 하반기부턴 생산량을 5000톤 늘릴 계획이다. 폴리실리콘 원가도 내년까지 2020년 기준 15% 낮추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은 한화큐셀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그 다음 단계인 웨이퍼 가격엔 반영됐지만, 태양광 모듈 등 최종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웨이퍼 생산은 2010년대 출혈경쟁에서 이긴 중국 7개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다. 웨이퍼 기업은 구매력과 판매력을 모두 갖췄지만, 한화큐셀과 같은 모듈 기업은 여전히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최저 수준인 것도 모듈 가격 인상을 막았다. REC는 정부가 도입한 보조금 제도다. 소규모 사업자는 발전량에 비례해 정부에서 REC를 발급받은 뒤 현물시장에서 이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지난 2017년 12만원을 웃돌던 REC 가격이 최근 3만원대로 곤두박질치면서 태양광 수익성이 낮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자재값을 올리기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화큐셀은 2분기까지 소비자 가격 부담 전가를 최소화했지만, 3분기부턴 평균판매가격(ASP)에 원가 인상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2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에 ASP 자체는 상승했지만, 그 폭보다 원가 상승 폭이 커서 수익성은 악화됐다"며 "지금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원가 상승 부담을 가격으로 이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시황은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다소 하락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은 적자폭이 줄어들되, 적자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은 "모듈의 원자재인 웨이퍼 가격은 최근 하락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며 "이는 9월 이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며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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