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반환점] 뛰는 선수들도 보는 팬들도 '마인드'가 달라졌다

이재상 기자 입력 2021. 7. 3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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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준비하면서 너무 행복했기에 괜찮아요. 아직 어리잖아요."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의 자세가,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인드가 달라졌다.

최근 한 방송사는 아쉽게 은메달을 딴 선수의 중계를 하며 "원했던 메달색은 아니었지만"이라는 멘트를 했다가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팬들도 선수들과 같은 마음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며, 설령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더라도 박수를 치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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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지상주의→최고의 무대 즐기자는 마음
대한민국 사격 김민정이 30일 오후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권총 사격 25m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1.7.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회를 준비하면서 너무 행복했기에 괜찮아요. 아직 어리잖아요."

슛오프(연장전) 끝에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여자 사격 김민정(24·KB국민은행)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5년 간 피나는 노력을 통해 메달을 수확한 그는 "조금 아쉽지만 괜찮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의 자세가,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인드가 달라졌다. 승자가 기뻐하고 그들에게 축하를 보내는 그림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추가된 장면이 있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고도 죄인처럼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선수들을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냈으니 후회 없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팬들도 그들이 흘린 땀의 소중함을 알기에 격려하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풍경이다.

최근 한국 태권도 간판 이대훈(29·대전시청)은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 슈아이에게 아쉽게 15-17로 패한 뒤 상대 선수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자신의 은퇴 무대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해 실망감이 컸지만 이대훈은 쿨하게 상대를 인정했다.

여자 태권도 이다빈(25·서울시청)도 67㎏급 결승에서 패한 뒤 상대를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는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즐겨보자"는 분위기다.

양궁 김제덕이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 일본과의 4강전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최근 한 방송사는 아쉽게 은메달을 딴 선수의 중계를 하며 "원했던 메달색은 아니었지만"이라는 멘트를 했다가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국민들도 이제 무조건 금메달을 원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길 원하지만,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무려 6개의 메달(금4·은2)을 수확했던 '권총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이번 대회를 무관으로 마친 뒤 오히려 담담하게 현실을 인정했다. 누구보다 충격이 컸지만 최선을 다했던 후배를 다독이며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림픽 최고의 스타인 진종오의 말은 큰 울림을 남긴다.

그는 "선수들은 항상 성적으로만 평가 받는데. 성적을 떠나 열심히 하는 모습도 인정해 줬으면 한다"며 피와 땀이 들어간 노력에 대한 격려를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팬들도 선수들과 같은 마음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며, 설령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더라도 박수를 치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즐기고 있다.

태권도 이다빈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67kg급 여자 태권도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의 경기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다빈은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1.7.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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