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급 '라뽀' 형성.. 4년 계약 만든 안치홍의 보은 의지

조형래 2021. 7. 3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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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이대선 기자] 2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무사에서 롯데 안치홍이 우전 안타를 치고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2021.06.29 /sunday@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불과 팀에 합류한 지 2년 차 선수. 그러나 구단과 선수 사이에는 돈과 비즈니스적 관계로는 환산하기 힘든 ‘라뽀’(Rapport ⋅친밀한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봐도 무방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승리를 향한 의지를 표현했고, 내야수 안치홍(31)은 보은으로 구단의 의지에 공감했다. 역사상 최초의 2+2년 상호 옵션 계약은 4년 계약으로 완성됐다.

롯데는 지난 30일, “안치홍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 연장을 결정했다. 아직 2년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으나 후반기 반등과 남은 2년을 위해선 안치홍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구단의 의지와 롯데에 남아서 활약하고자 하는 선수의 뜻이 맞아 떨어져 신속히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롯데와 안치홍은 2020시즌을 앞두고 2+2년 최대 56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FA 시장에서 +2년 상호 옵션 조항을 넣은 사실상의 첫 번째 사례였다. 첫 2년 간 2년 최대 26억 원(계약금 14억2000만원, 연봉총액 5억8000만원, 인센티브 총액 6억원) 계약이 되어 있고 롯데와 안치홍이 서로 계약 연장에 합의할 경우 2년 최대 31억 원(보장 25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의 계약 조항이 발동되는 조건이었다.

계약 2년차 시즌이 끝나는 올해 롯데와 안치홍은 계약 연장을 논의할 수 있었지만 양 측은 시즌이 채 끝나기 전에 일찌감치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4년 최대 56억 계약이 완성됐다.

올해 안치홍은 55경기 타율 3할2푼5리(212타수 69안타) 5홈런 48타점 OPS .872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리그 2루수 OPS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FA 계약의 걸림돌이 됐던 2루 수비 능력도 올 시즌을 앞두고 잔부상을 치료하고 몸을 완벽하게 끌어올리자 과거 모습으로 돌아왔다. 공수 겸장 2루수의 클래스가 살아났다.

사실 안치홍 입장에서는 계약을 2년 만에 끝낼 수도 있었다. 시즌이 끝나고 거취를 논의해도 될 법 했다. 비교 우위 매물이 없었기 때문.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로 FA 자격을 획득할 예정이었던 박민우(NC)가 원정 숙소 술판 모임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국가대표에서 자진 사퇴했다.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FA 자격이 무산됐다.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 된 서건창은 A등급 FA가 유력하다.키움에서 올해 연봉을 자진 삭감했고 B등급 FA가 되려고 했지만 LG로 이적하면서 등급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치홍의 경우 만약 올 시즌이 끝나고 시장에 나왔을 경우 재취득 연한인 4년을 채우지 못하기에 다년 계약은 불가능 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보상선수 부담이 없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기간은 줄이되 보장 금액을 높이는 방법으로 계약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비력을 회복한 최정상급 공격력의 2루수의 가치는 가치를 환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OSEN=부산,박준형 기자] 11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과 경기가 진행됐다. 4회말 1사 만루 롯데 안치홍이 만루홈런을 날리고 있다/ soul1014@osen.co.kr

그러나 롯데의 ‘윈 나우’ 의지에 안치홍은 화답했다. ‘보은’의 의미가 담긴 연장 계약 조기 합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과 비즈니스가 아니라 자신에게 믿음을 심어준 구단을 향해 보답하겠다는 선수의 의지가 담긴 계약 연장이다. 롯데는 리그 최정상급 2루수를 2년 31억 원이라는 금액에 더 활용할 수 있다.

지난 30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안치홍은 “구단에서 먼저 (연장 계약)제안을 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했고 크게 고민할 것은 없었다. 2년 계약을 받고 롯데에 오면서 도전을 얘기 했었는데 그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고 끝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다.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계약 연장에 동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FA 자격을 얻었지만 계약에 난항을 겪을 때 손을 내밀고 믿음으로 계약서를 건넨 감사의 의미를 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돈보다는 짧은 기간 형성된 신뢰 관계가 계약 연장에 손쉽게 동의한 이유다.

그는 “첫 FA 계약을 힘들게 했다. 내가 2루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기회를 준 구단이다. 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계약 기회를 줬다”라며 “내 앞 길을 열어준 구단이다. 이 기회가 없었으면 내가 어떤 노력을 열심히 하더라도 부질 없었을 것이다. 나에게 한 번 더 노력해서 도전할 수 있게 해준 구단이 바로 롯데다”라며 롯데를 향한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급 상호 신뢰 관계를 쌓았고 올해 후반기부터 향후 2년 간 가을야구를 향한 동행을 약속했다. 래리 서튼 감독도 안치홍의 연장 계약 합의에 반색했다. 그는 “기분 좋은 소식이다. 구단과 안치홍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생각한다. 선수가 열심히 해서 얻은 성공을 기반으로 계약을 맺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라며 웃었다. /jhrae@osen.co.kr

[OSEN=부산, 김성락 기자] 28일 오전 부산 부전동 부산롯데호텔에서 안치홍의 롯데 자이언츠 입단식이 열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성민규 단장, 이예랑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민규 단장과 안치홍이 유니폼 수여식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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