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보다 세다..역대 최강 6세대 전투기, 2030년대 '출격' [박수찬의 軍]

박수찬 입력 2021. 7. 31. 06:01 수정 2021. 7. 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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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이탈리아, 스웨덴과 함께 개발중인 템페스트 6세대 전투기. BAE 시스템스 제공
시대를 앞서간 전투기. 미 공군 F-22를 일컫는 말이다. 최고 수준의 스텔스 성능과 탐지능력을 갖춰 공중전에서는 당해낼 존재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노던 엣지 훈련 당시 실시된 모의 공중전에서 144 대 0이라는 기록을 세워 ‘끝판왕 전투기’로도 불렸다.

하지만 2020년대 이후 전장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네트워크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F-22보다 발전된 6세대 전투기 개발이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6세대 전투기를 먼저 개발하고 실전배치하는 국가는 세계 정세의 중심축을 흔들 잠재력을 얻게 된다. 5세대 전투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유럽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뛰어든 이유다. 

현재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선 국가는 미국과 영국-이탈리아-스웨덴, 프랑스-독일-스페인, 일본, 중국, 러시아다. 개발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기존 공중전 방식을 뛰어넘는 항공체계(air system)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면이 많다.

템페스트 전투기가 타이푼 전투기와 함께 활주로에 주기되어 있는 모습을 담은 상상도. BAE 시스템스 제공
◆6세대 전투기 ‘합종연횡’ 한창인 유럽

유럽은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이 상당 부분 윤곽을 드러낸 지역으로, 국가간 협력이 활발하다. 

막대한 개발비를 다수의 국가가 분담해 재정적 기술적 리스크를 줄이고, 잠재 수요를 최대한 늘려 생산 단가를 낮추려는 의도다. 냉전 시절 토네이도, 타이푼, 재규어 등의 전투기를 공동개발한 경험이 이어지는 셈이다.

현재 6세대 전투기 개발은 영국이 주도하고 이탈리아와 스웨덴이 참여하는 템페스트, 프랑스 및 독일과 스페인이 추진하는 미래 공중전투체계(FCAS) 사업이 추진중이다.

템페스트는 브렉시트 이후 세계 첨단 산업 기술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영국의 야심작이다. 지난 3월 영국 정부는 F-35B 도입량을 감축하고, 관련 예산을 템페스트 개발에 충당할 정도로 사업추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BAE 시스템스(기체 제작), 레오나르도 UK(전자전), MBDA UK(무장), 롤스로이스(엔진) 등 영국의 핵심 방위산업체가 대거 참여했으며, 스웨덴 사브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도 협력하고 있다. 2035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한다.

외형은 쌍발 엔진에 조종사 1명이 탑승하는 스텔스 델타익으로 평범하기까지 하다. 반면 무장과 소프트웨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첨단 기술로 구성된다.

해질녘 활주로에 템페스트와 타이푼 전투기가 지상에 나란히 주기되어 있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BAE 시스템스 제공
기존의 미사일 대신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날아가는 극초음속미사일과 레이저 무기 등을 탑재해 적을 신속하게 제압한다.

조종석은 계기판과 디지털 화면으로 구성된 기존 구조를 탈피한다. 아날로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버튼 대신 증강현실로 구성된 가상의 조종석이 만들어진다. 

증강현실 기술로 구현된 정보는 조종사의 헬멧에 표시된다. 모든 정보가 3차원으로 조종사에게 제공되는 셈이다. 다른 전투기와 전장정보를 공유하며 교전하는 협동교전능력(CEC)도 요구사항에 포함되어 있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복수의 무인기를 통제하는 유무인 복합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갖춘다. 강력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통합 전자전 시스템도 구축된다.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공동개발중인 미래 공중전투체계(FCAS) 상상도.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션컴퓨터는 슈퍼 컴퓨터급 성능으로 중소규모 도시에서의 인터넷 트래픽과 맞먹는 수준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타이푼 전투기보다 전자장비 비중이 높은 템페스트는 전력 소모도 많다. 이를 충당하고자 롤스로이스가 개발하는 엔진은 내장된 발전기를 이용해 1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B787 엔진이 만드는 전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프랑스가 주도하는 FCAS는 2040년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프랑스 라팔, 독일과 스페인의 타이푼 전투기를 대체한다. 템페스트보다 더 많은 수요를 갖고 개발을 시작한 셈이다.

개발 프로그램의 핵심은 프랑스다. 닷소, 에어버스, 탈레스, MBDA 등 프랑스의 주요 방산업체가 기체 체계통합 및 무장, 전자전, 레이더 등의 개발을 맡는다. 독일 MTU는 프랑스 항공기 엔진업체 사프랑과 공동으로 엔진을 만든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 유무인 복합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은 템페스트와 유사하다. 각기 다른 기체 밖의 체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프랑스의 차기 핵항모에 탑재할 해군형 FCAS 개발이 함께 이뤄진다. 이를 통해 프랑스는 2040년대 이후 미국과 더불어 6세대 함재기를 보유한 핵항모를 얻게 된다.

프랑스, 독일과 스페인은 FCAS 개발을 위한 시제기를 먼저 설계, 제작할 방침이다. 시제기 엔진은 라팔의 M88 계열을 탑재할 예정이다. 유무인 복합체계의 일환으로 FCAS와 함께 운용될 무인기도 시제기 기본 설계 직후 FCAS에 통합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2019년 파리에서 열린 파리에어쇼에 미래 공중전투체계(FCAS) 모형과 함께 FCAS와 공동운용하는 에어버스 무인기, MBDA의 공대지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앞서가는 미국 “공중전 판도 바꾼다”

F-22라는 ‘괴물 전투기’를 만들어 공중전 개념을 뒤바꾼 미국은 또다른 변화를 준비하며 경쟁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 러시아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시작할 때, 미국은 이미 시제기를 띄워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다. 이른바 차세대 공중 지배 프로젝트(NGAD)다.

2010년대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NGAD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윌 로퍼 미 공군 차관보의 발언이었다.

로퍼 차관보는 “시제기가 비행에 성공했으며 다양한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NGAD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미 공군 F-22와 미 해군 F-18은 일선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NGAD는 현대 전투기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개념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F-15나 F-22처럼 단일 기종을 30년 이상 운용하는 방식은 쓰지 않는다. 

복수의 기종을 단기간 내 개발해 신속하게 생산하고, 운영기간도 기존 기종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전장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미 공군 F-22 전투기가 훈련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미 공군이 운영하는 무인기, 전투기 등 모든 기종을 하나로 통합한다. F-35에 적용됐던 기술을 대대적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디지털 설계 기술을 적용해 각 기종 간 호환성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통해 3D 프린터로 필요한 부품을 실시간 제작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계획은 미 공군의 운영체계를 뒤바꿀 전망이다. 전투기를 30년 넘게 쓰면, 성능개량비와 운영유지비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 미 공군의 재정적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이는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여유를 잃게 한다. 

미 공군 F-22 편대가 일본 후지산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하지만 다수의 기종을 단기간 내 개발해 짧은 기간 운용하면, 도입비는 다소 상승할 수 있지만 성능개량비와 운영유지비는 대폭 감소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큰 이익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미 공군 전력을 한데 묶어 실시간 대응 능력을 확보, 시너지를 극대화하면 전력지수는 단순히 외부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미 해병대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가 착륙을 위해 리프트팬을 가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은 현재 4.5세대 KF-21 개발을 진행중이다. 한국의 첫 독자 개발 전투기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지만, 중국과 일본, 러시아가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2030년대 KF-21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부터 6세대 전투기에 대한 연구와 성찰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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