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성급한 결정..그 후유증의 끝은?

입력 2021. 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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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도쿄 올림픽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입 기자들에게 슬쩍 보도자료를 하나 보냈다. 521자 짜리 한장의 보도자료였다.

제목은 이렇다. 'KBO 리그, 후반기 한시적으로 연장전 폐지'. 제목만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수십년째 언론 홍보를 총괄하는 이진형 사무1차장의 '업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 관련 경기 취소시(확진자 발생, 역학조사 등) 현행은 추후 편성했으나 후반기에는 우천취소 경기 시행세칙과 동일 적용(더블헤더, 특별서스펜디드, 월요일 경기 편성 등)키로 했다.' 계획된 팀당 144경기 전부를 소화하기 위해서 내린 결단처럼 보인다.

그런데 프로야구 입장에서 보면 사실 이 보도자료에서 중요한 것은 '포스트시즌 경기 진행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현행 3선승제에서 2선승제로 변경했다. 즉 5차전까지 열릴 수도 있는 경기를 3차전으로 줄인 것이다.

시즌 중간에 포스트시즌 경기 방식을 스리슬쩍 바꿔버렸다. 사실 포스트시즌 같은 경기는 시즌 시작전에 정해 놓은 방식 그대로 진행하는게 맞다. KBO는 코로나 19 때문이라며 한 해 농사를 판가름 지을 수 있는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 방식을 조용히 변경 처리한 것이다. 야구팬들의 시선이 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는 그 시점에...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KBO의 원죄'가 있다. 바로 성급하게 정규리그 경기를 중단해 버린 탓이다. 올해는 도쿄 올림픽 때문에 프로야구가 예전보다 2주 정도 더 쉬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NC선수단과 두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한 뒤 13∼18일 예정된 경기를 추후 편성하기로 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사고를 친 NC 때문에 당시 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KIA 등 다른 구단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었지만 KBO는 프로야구 리그 중단이라는 극단 처방을 내렸다.

이렇게 성급하게, 어떻게 보면 불공정한 결정을 내린 탓에 '포스트시즌 경기수 조정'이라는 후유증을 앓게 된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지금 코로나 19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중인데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정말 사회전체를 셧다운 해버린다면? 즉 모든 스포츠 경기의 중단을 해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다면?

KBO가 리그 중단이라는 첫 단추를 너무 성급하게 끼우다 보니 자꾸만 악수를 두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가고 있다.

[정지택 KBO총재. 사진=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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