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백화점 성공, 주변 00에 달렸다"
[편집자주]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똑소리'는 소비자의 눈과 귀, 입이 되어 유통가 구석구석을 톺아보는 코너입니다. 유통분야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똑소리나는 소비생활, 시작해볼까요.
얼마 전 한 백화점 직원과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다가 '백화점이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요소일까'가 화제에 올랐다. 백화점들이 최근 신규 점포를 내놓으면서 강화하고 있는 식품관, 명품 브랜드, 체험형 공간 등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다.
그러다 문득 그는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실 주변 '집값'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백화점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하는 말이 '신규 백화점 점포의 성공은 그 백화점 주변의 집값에 달렸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집값 비싼 동네에 백화점을 출점하면 성공은 알아서 따라온다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갤러리아백화점이 광교점을 출점하면서 왜 성공을 자신했는 줄 아느냐"며 "광교점 주변 아파트 가격이 10억~15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교점은 갤러리아가 2010년 천안의 갤러리아 센터시티점 개장 이후 약 10년 만에 출점한 곳으로, 지난해 3월 오픈했다. 갤러리아는 광교점 개장 당시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에 이은 제2 명품관으로 키우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그는 또 "롯데백화점이 동탄점에 '미래를 걸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승부수를 띄우는 것도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동탄점 주변 아파트 가격이 최근 10억원을 웃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영업면적 9만3958㎡(약 2만8400평) 수도권 최대 규모로 오는 8월20일 문을 연다.
그는 "본래 롯데백화점이 동탄점에 출점을 계획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전사적 힘을 실을 계획은 없었는데, 최근 출점하는 백화점들이 신규 점포에 역량을 모두 싣고 있는 데다가, 동탄점 주변 집값이 갑자기 급등하면서 전략을 바꿨다고 알려져있다"고 했다. 예컨대 롯데백화점 동탄점 바로 근처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은 전용면적 84.98㎡ 기준 2015년 3억원대에 매매되던 것이 현재 13억원대에 매매된다.
실제 백화점 연매출 상위 점포는 대부분 서울 강남, 부산 해운대 등 주변 집값이 높은 곳으로 유명한 곳에 위치해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현대백화점 무역점 △현대백화점 본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등이 그러하다.
백화점 점포 매출과 근처 집값 간의 상관관계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판교신도시는 최근 수년간 가장 두드러지는 집값 상승세를 나타낸 지역이다. 서울 강남권은 부동산 규제의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아파트 값이 일부 하락한 반면 판교신도시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판도신도시 내 대장주로 꼽히는 아파트 단지들의 집값은 서울 강남권의 웬만한 아파트 시세보다 더 높아졌다. 예컨대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의 경우 전용면적 117.51㎡ 기준 2015년 12억원에 거래되던 게 현재는 26억원대에 거래된다.
판교신도시의 기록적인 아파트값 상승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기록적인 매출 수립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2015년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픈 5년 4개월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1조 클럽이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백화점 점포를 가리키며, 신세계 강남점, 롯데 본점·잠실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의 '5년 4개월' 기록은 '1조 클럽' 백화점 점포들 중 가장 빠른 속도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집값과 소비심리 사이엔 긴밀한 관계가 있다"며 "집값이 비싸졌단 얘기는 그 집을 보유한 가계가 '성장형 가계'로서 향후 미래소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이 같은 '성장형 가계 구성원'들은 자산증가와 소득증가에 자신이 있는 만큼 소비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십년전 서울 명동 등 도심에 멀리 위치한 백화점들만을 찾아가야 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각 지역별로 백화점이 모두 위치해 있다"며 "최근 소비자들은 집 근처 백화점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집값이 높은 곳에 백화점을 출점하고 주변 고객들을 VIP 고객 등으로 유치하면 백화점은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돈 빌려달라는 건 급하니까"...'장하온 성매수' 폭로男, 녹취 공개 - 머니투데이
- 펜싱金 김정환 "모르모트 PD, 나 이길 한사람"…과거 영상 '폭소' - 머니투데이
- "573억 손해봤다"…'블랙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디즈니 고소 - 머니투데이
- '혼행' 즐긴다더니…'전국女지도' 만들며 하룻밤 즐긴 남친 '경악' - 머니투데이
- 외신들도 '안산 선수' 논란에 입 열었다…"마치 일베와 같다" - 머니투데이
- '이정재 최대주주' 아티스트측, 래몽래인 대표에 손배소 - 머니투데이
- "저런 사람인 줄 몰랐어요"…밀양 가해자와 일했던 직원들도 '황당' - 머니투데이
- 잠실·삼성·청담·대치, 토지거래허가구역 풀리나…서울시 재지정 '보류' - 머니투데이
- 바이든, 또 인지기능 저하 의혹…"비공개 회의서 같은말 반복" - 머니투데이
- "믿음직한 아빠" 밀양 가해자, 본인 딸은 과잉보호?…이수정 교수 일침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