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뮤비' 제작자에.. 文대통령이 직접 선물 했었다

김형원 기자 입력 2021. 7.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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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 내 한 식당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 모습.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뮤직비디오 ‘나이스 쥴리‘ 제작자인 가수 백자(맨 오른쪽)가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도자기를 선물받으며 웃고 있다./KTV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부를 비방하는 뮤직비디오 ‘나이스 쥴리’를 제작한 가수 ‘백자’(본명 백재길·49)가 3년여 전 문재인 대통령 오찬에 초청됐고 대통령에게 선물을 받았던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또 ‘나이스 쥴리’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한 또 다른 인사는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 모임 대표였다.

백씨는 29일 자기 유튜브 채널에 ‘나이스 쥴리’란 제목으로 뮤직비디오를 올렸다. 영상에서 백씨는 ‘윤 전 총장 아내 김건희씨가 과거 나이트클럽에서 쥴리라는 별칭을 쓰는 접대부로 활동했다’는 미확인 루머를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나이스 쥴리 르네상스 여신/ 비즈니스 여왕 그 엄마에 그 딸/ 십원짜리 한 장 피해 줄 리 없네”라는 가사가 붙었다.

백씨는 2018년 1월 청와대가 서울 용산CGV 내 한 식당에서 개최한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에 초청됐다. 간담회 직후 백씨는 문 대통령한테서 ‘백자 천공 주병 세트’를 선물받았다. 당시 청와대는 “(백씨가) 왕성하게 민중가수 활동을 지속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서민의 투박한 정감이 녹아있는 백자 주병을 통해 서정적이고 민중적인 감각의 음악을 지속적으로 해주기를 바라는 의미로 ‘백자 천공 주병 세트’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백씨 맞춤형 선물인 셈이다.

백씨는 이른바 ‘혁명동지가’도 만들었다. ‘동만주를 내달리며 시린 장백을 넘어 진격하는 전사들의 붉은 발자욱 잊지 못해/ 몰아치는 미제에 맞서 분노의 심장을 달궈’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로 내란 선동 혐의로 수감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도했던 이른바 ‘RO(지하혁명조직)’ 회합에서 여러 번 제창되기도 했다. 작년 5월 대법원은 이 노래를 이적 표현물로 규정한 판결을 확정했다.

페인트 덧칠로 문구 지운 문제의 벽화 - 30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 서점 관계자가 건물 외벽의 이른바 '쥴리 벽화'에 적힌 글자들을 흰색 페인트로 지우고 있다. /뉴시스

백씨 측과 함께 ‘나이스 쥴리’ 뮤직비디오 공동 제작에 참여한 유튜브 채널 ‘이사람tv’ 운영자 이석주씨는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 단체인 ‘촛불백년경기이사람’ 대표를 맡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12일 또 다른 이 지사 지지 모임 ‘이재명과함께하는성남사람들’ 출범식에도 참석했다.

이른바 ‘쥴리 벽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날도 계속됐다. 벽화가 그려진 서울 종로구 관철동 중고 서점 측은 이날 문제가 되는 일부 문구를 지웠다. 벽화 그림은 남겨둔 채 여성 혐오적 표현이란 논란에 휘말린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글귀 위에 흰색 페이트를 덧칠하는 식이었다. ‘쥴리의 남자들’이라면서 윤 전 총장 아내와 교제했다는 인사들의 미확인 명단에도 흰 가로줄을 그렸다.

서점 주변에선 이날도 여야(與野) 강성 지지자들이 고성을 지르면서 충돌했다. 서점 직원은 취재진에게 “사장님에게서 벽화 문구를 지우라고 전화가 와서 매장에 있는 페인트로 칠했다”며 “벽화 때문에 일대가 너무 소란스러워 직원과 주변 상인이 힘들어 한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했다.

서점 주인이자 건물주인 A씨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 애들이 그렇게 과격하게 나올 줄 몰랐다”며 “내 개인적인 소감은 세상이 미쳐가고 있구나.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열성 팬들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의도 없이 건물 벽이 어두워 벽화를 그려서 좀 밝게 하려는 취지였다”며 벽화에 항의하는 윤 전 총장 지지자들에겐 “대법원에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판결문이 나오면 (벽화를) 없애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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